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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백신 언제까지 기다리나요? 접종 하러 떠납니다"…백신여행 떠나는 휴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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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언제까지 기다려야되나요? 못 참아서 떠났습니다"

직장인 최미연(31·가명)씨는 입사 3년만에 받은 안식월 휴가를 이용해 미국 여행을 하고 있다. 일주일전 미국에 도착한 그는 LA 인근의 대형 약국 체인인 CVS에서 모더나 백신을 예약해 접종했다. 한국에서도 안전성을 인정받은 mRNA(메신저리보핵산) 방식의 백신인 모더나, 화이자을 비롯해 1회 접종 백신인 얀센 등 백신을 선택해서 접종할 수도 있다. 최씨는 "백신 1·2차 접종을 위해 한달간 미국여행을 왔다"며 "백신 공급이 점점 늦어지면서 언제 맞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컸다. 미국에서는 확실히 맞을 수 있을 것 같아 여행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백신 공급 불안과 예약 경쟁에 치인 이들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관광을 온 외국인을 대상으로도 코로나19 백신을 무료로 접종 중이다. 온라인을 통해 지역 접종소에서 백신 접종을 예약한 후 온도체크 후 여권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접종이 이뤄진다. 까다로운 절차나 경쟁 없이도 백신 접종이 가능함에 따라 휴가·방학을 맞아 미국으로 떠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뉴욕에서 백신을 맞은 대학생 김호영(25)씨는 "한국에서는 20대가 가장 늦게 백신을 맞을 것 같았다"며 "해외여행을 가기 힘든 시기에 여행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는 절차가 간단한데 한국에서는 백신을 맞고 싶어도 물량 부족때문에 맞지 못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부 여행사들은 백신 접종이 가능한 미국 여행 상품까지 출시했다. 1,2차 접종을 위해 25박 27일짜리 상품도 나왔다. 여행사는 한인 의료진이 접종 후 이틀 동안 부작용 등을 살펴본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해외 백신 접종자 사이에선 국내 귀국 후 2주 자가격리를 면제해달라는 목소리도 있다. 방역 당국 지침에 따라 관광 등 비필수 목적의 해외 접종자의 경우 국내에서 자가 격리가 면제되지 않고 있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해외 여행이 여전히 위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 람다 변이 등 여러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며 "지금 해외여행을 가는 건 위험하고 권고 드리고 싶지 않다. 백신 관광도 해외에서는 부작용이 있을 경우 치료 받기도 어렵고, 1차 접종 후 감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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