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잇딴 소송에 마진비율 대폭 축소에 나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바이낸스 선물·마진거래 고객 대상 마진비율 100배에서 20배로 축소

高마진 거래 낯선 투자자들 손실 입으면서 소송전으로 비화

마진비율 감소하면 암호화폐 시장 변동성 줄어들 것으로 예상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00배 넘는 마진(레버리지)를 제공하던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마진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나섰다.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선물·마진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마진 한도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최대 125배 마진을 지원했다. 바이낸스는 지난 27일 공지사항을 통해 신규 가입자는 마진 비율 20배를 넘길 수 없다고 밝혔다. 기존 사용자도 영향을 받는다. 창펑 자오(Changpeng Zhao) 바이낸스 CEO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몇 주에 거쳐 마진 비율을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니아층을 모은 FTX 거래소도 마진 한도를 101배에서 20배로 줄인다. 샘 뱅크먼 프라이드(Sam Bankman-Fried) FTX CEO는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과한 마진 비율은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며 "과도한 마진은 불건전하게 비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3대 거래소 중 한 곳인 후오비도 지난해 6월 마진 비율을 125배에서 5배로 대폭 축소한 바 있다.

마진거래는 투자자가 암호화폐 가격의 향방을 맞추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거래소가 정한 비율에 따라 본인이 자산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1만 원이 있다면 최대 100배 마진을 지원하는 거래소에서 100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예측한 것과 반대 방향으로 시장이 흘러가면 보유 금액을 청산 당한다. 마진 비율이 높을수록 청산 가능성도 덩달아 커진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일 때 100배 마진으로 매수를 진행했다고 가정할 경우 가격이 2만9,700달러가 되는 순간 청산이 이뤄진다. 가격이 1%만 변동해도 투자한 금액 전부를 청산 당하는 것이다.

무기한 선물거래와 100배 이상의 마진은 암호화폐 시장의 특징이었다. 그러나 최근 신규 투자자가 유입되고, 높은 마진으로 인해 손실을 봤다는 항의가 빗발치며 거래소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소송도 진행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낸스 이용자 700명이 거래소를 대상으로 피해보상을 청구했다. 대부분 고비율 마진거래를 하던 투자자다. 이들은 지난 5월 바이낸스 사이트가 멈추면서 투자금액을 모두 청산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법무법인 렉시아(Lexia)도 마진 거래 투자자들을 대리해 바이낸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각국 규제 이슈도 있지만, 투자 방식에 익숙지 않은 신규 투자자 유입이 많아지면서 거래소가 부담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100배 마진을 계속 유지하기 부담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진 비율이 대폭 축소되도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병국 크립토퀀트 공동대표는 "이성적인 투자자들 중에서 50~100배 이상 마진을 잡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대부분은 25배 이하로 마진 거래를 하기 때문에 거래소들이 20배 마진을 제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진 비율이 감소할 경우 암호화폐 시장 변동 폭도 줄어들 수 있다. 장 대표는 "암호화폐 가격 급변 시 롱 또는 숏 스퀴즈로 연쇄 청산되는 행위가 줄어들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급격한 가격 변동도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퀴즈란 암호화폐 선물 거래 포지션에 따라 매도 또는 매수 물량이 몰리는 현상이다. 수요 공급 원칙에 따라 가격이 단기 급등 또는 급락한다. 그는 "향후 마진 축소 영향은 오픈 인터레스트 및 청산량 차트로 알아볼 수 있다"며 "청산금액 차이와 마진 시장에 진입하는 물량을 보면 투자 증감량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윤주 기자 daisyroh@ daisyroh@decenter.kr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