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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레이로 못 찾은 폐 결절, CT AI 분석으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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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라인소프트 'CT용 AI 진단보조 솔루션' 체험기

(지디넷코리아=김민선 기자)기자는 두 달 전 취재의 일환으로 진행한 X레이 흉부 검진에서 어떤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최근 CT 검사에서 폐 결절을 4개 발견했다. 별 이상 없을 거라 생각하고 검사를 받았다 약간 충격을 받았다. 결절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기사로 잘 표현하지 못할 테니, 다른 환자들의 사례를 참고할 대비까지 했을 정도로 자신했다. 결절이 크거나 외관상 악성종양에 해당하진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흡연을 즐겨 하는 지인이 “나는 검사 받을 때마다 폐 결절을 달고 산다”, “있다가도 없어진다”며 애먼 위로를 던졌다. 1년 뒤 재검을 받아야 한다.

각설하고 이번에 사용한 CT용 의료 AI 소프트웨어 체험 과정에 대해 소개한다.

기자는 지난 28일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녹색병원에서 CT 판독을 돕는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흉부 CT 촬영을 진행했다. 해당 솔루션은 의료 AI 전문기업인 코어라인소프트가 제작한 것으로, 한 번의 검사로 폐와 심장을 모두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폐 부위에서는 폐암과 만성폐쇄성폐질환(폐기종), 심장에서는 관상동맥석회화 총 세 가지 질환을 찾아낼 수 있다. 각 질병에 대한 솔루션 명칭은 에이뷰 LCS·COPD·CAC로, 최근엔 이 세 기능을 LCS 하나에 합쳐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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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라인소프트의 인공지능 CT 분석 솔루션을 사용해보기 위해 먼저 CT 촬영 중인 기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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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촬영이 처음인 기자는 먼저 진료과 전문의를 만나 검진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초진이므로 CT 촬영을 극대화 하는 약물인 조영제까지는 투약하지 않고, 저선량 CT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가족 병력이 있냐기에 폐 쪽으로는 괜찮고, 부정맥을 가진 가족이 있다고 답했다.

그 다음 CT 촬영을 위해 환복한 후 촬영을 진행했다. 몸 위로 CT 기계가 지나며 숨을 5초가량 참는 과정이 두 번 있었다. 금방 촬영을 마치고 영상판독전문의의 컴퓨터로 데이터가 전송되길 기다렸다.

“1.25mm 단위로 잘랐더니 301장이 나오네요. 폐에 결절은 네 군데 있고요.”

검진 소견을 듣기 위해 앉자마자 영상의학과 이은자 전문의가 이같이 말했다. AI 분석 솔루션이 없었다면 이처럼 금방 판독 결과를 말할 순 없었을 것이다. 이 전문의는 코어라인 솔루션의 분석 결과를 먼저 확인한 후, 분석 솔루션이 적용되지 않은 기본 CT 촬영물을 다시 확인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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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라인소프트의 AI CT 분석 솔루션을 통해 기자의 폐와 심장 부위 검진 결과를 확인하는 모습. 기자는 진료실에서 의사 소견을 듣기 전에 먼저 영상의학과에서 CT 결과를 확인했다. 가장 왼쪽 모니터에 코어라인소프트 프로그램 화면이 띄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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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문의는 “이전까지 나는 하루에 폐암 검진 환자 3명을 판독해왔다”며 “더 많으면 눈이 아파서 못한다”고 말했다. 마우스 가운데 휠을 도로록 돌리니 CT 사진 301장이 애니메이션처럼 움직였다. 기자는 두 달 전 종합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서 X레이용 타사 AI 솔루션을 체험했는데, 당시 이 병원의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하루에 300장정도만 본다고 한 것이 떠올랐다. 더군다나 이번 같은 특별 체험이 아닌 일반 환자였다면, 적어도 일주일 후에 검사 결과를 알 수 있었을 터다.

이은자 전문의는 “(코어라인 솔루션 없이)CT 촬영물과만 눈을 맞추다가는 ‘난 더 못하겠다’ 싶은 심정이었는데, 마침 코어라인에 이같은 솔루션이 있다기에 한번 보겠다고 했다”면서 “이로써 AI와 눈을 맞췄고, ‘AI가 보는 게 맞나, 작은 거 놓치는 것 없나’ 수차례 체험해봤는데, 마치 의사가 2명 있는 거 같은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녹색병원에는 에이뷰 LCS 솔루션이 지난달 도입됐다.

기자의 폐에서 발견된 네 개의 결절은 3~4mm에 해당됐다. 비교적 정상 세포와 결절 부위의 경계가 뚜렷해 양성일 확률이 높은 편에 해당한다. 이 전문의는 301장 사진 중 결절이 발견되는 부위의 흑백 단층 사진들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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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왼쪽 모니터에 코어라인소프트 프로그램을 통한 분석 결과가 떠있다. 코어라인소프트의 AI 기능이 자동으로 결절 크기와 위험도 등을 분석해 표시한다. 오른쪽 화면은 AI 솔루션이 적용되지 않은 CT 단층 촬영 모습. 이전까지 의사들은 오른쪽 화면처럼 기본 프로그램으로만 촬영물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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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부분에서 관상동맥 석회화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다만 심장이 남들보다 큰 편으로 나와, 이 전문의는 나중에 심장비대증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심장 초음파를 받아볼 것을 권유했다.

이 전문의는 “솔직히 숨만 헐떡거려도 0.2mm는 하얗게 변하는데 병변일까 싶은 거다”며 "(너무 세밀하게 찾아내는 AI 솔루션이) 20년 이상 흡연한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생각해봤다”며 고 털어놨다.

이어 “(정식 연구 결과는 아니지만)‘어떤 때는 이 결절이 폐암으로 발전하진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이를 빗나간 환자가 한 두 번 있었던 거 같다”면서 “다만 아직까지 이런 AI 분석 솔루션이 투자 대비 얼마나 장기적으로 큰 효율이 있을지는 궁금증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일반 환자들은 영상의학과 의사를 만나지 않고 진료과 의사로부터 소견을 듣는다. 진료과 의사는 영상의학과의 판단을 토대로 환자에게 소견을 밝힌다. 때문에 의료 AI 솔루션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영상의학과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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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라인소프트는 3D 폐 그래픽을 통해 폐 결절 부위와 세부사항을 표시한다. 환자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사진은 기자가 진료실에서 영상의학과 판독을 토대로 검진 소견을 듣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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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진료과 전문의를 찾아 정식 소견을 들었다. 호흡기내과 이정미 전문의는 조금 전과는 다른 결과물을 보여줬다. 영상의학과에서는 세세히 판독하기 위해 301장에 대한 사진을 모두 확인하지만, 진료과 전문의는 환자들에게 설명하기 쉽도록 3D로 구현된 폐 위에 폐 결절 부위가 표시된 그래픽을 보여준다. 각 결절의 크기, 위험도 등도 제시된다.

코어라인의 솔루션으로 분석한 보고서도 환자에게 따로 인쇄해준다. 이전까지는 의사가 구두로 소견을 말하고, 서류로 기록하는 수준이었다. 코어라인 솔루션 같은 AI 질병 분석 소프트웨어가 생기면서 결절 별로 위치와 부위 사진, 결절 범주 등을 자세히 목록화 할 수 있게 됐다. 의사, 환자 모두 결절을 추적 관찰하기 용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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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라인소프트의 의료 AI 솔루션은 3D 그래픽 상에 결절 부위를 표시해 보여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그림 오른쪽은 실제 기자의 폐 결절 모양을 그대로 구현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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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CT 결과기록지에는 ‘폐결절이 발견됐으나, 악성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2등급의 양성결절에 해당한다’고 설명됐다.

기자는 처음 결절이 발견됐다는 소리를 들을 때만 해도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리포트 상에서 악성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글자를 보고는 오히려 안심이 됐다. 이미 생겼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결과지 상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으니 질병은 내 손안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가장 좋지 못한 건강 상태를 한 번 짚은 것이고, 앞으로 잘 관리하기만 하면 된다는 긍정회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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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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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라인소프트가 녹색병원에 에이뷰 LCS를 공급하게 된 배경은 특별하다. 이번 검진을 진행한 녹색병원은 산업재해, 직업병으로 찾아오는 노동자 환자들에게 헌신적인 진료를 제공하는 곳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대기실에는 건설현장 노동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단체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녹색병원은 지난해 산재보험 의료기관 평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국가 암 검진 항목에 폐암을 추가했다. 녹색병원은 국립암센터의 소프트웨어 지원 병원이 아님에도 자체 비용을 들여 코어라인 솔루션까지 따로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도입에 망설이는 여타 국가 암 검진 지정 대학병원들보다도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코어라인에 따르면 영상의학과뿐 아니라 진료과 전문의들도 자사 솔루션에 대해 호평했다. 이에 녹색병원은 코어라인의 에이뷰 LCS를 핵심적으로 사용하는 폐, 심장 전문 검진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질병 부위를 3D 그래픽으로 보여줘 환자의 이해를 높이고, 환자용 보고서까지 따로 챙겨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에이뷰 LCS 제품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국가 폐암 검진 공식 솔루션으로서 국립암센터, 서울대학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 전국 100여개 기관에 도입됐다. 에이뷰 LCS는 8월부터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유럽 주요 6개국 2만6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폐암 검진 프로젝트 'EU LCS 4ITLR'에서도 사용된다.

코어라인 관계자는 “흉부 검진 판독 전문의가 부족한 지방의 경우 인공지능의 힘을 빌리려는 병원들이 더 많다"며 "최근엔 코로나19 때문에 폐에 대한 관심도도 높고, 폐 케어를 위한 종함검진 상품을 만들려는 병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선 기자(yoyoma@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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