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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그때그때 달라요?"…규제 칼춤에 中민영기업 죽을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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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플랫폼 기업 '반독점' 씌워 옥죄고

민영 교육 컨텐츠 회사들 비영리 공사화

독단적 일방 규제 동원해 민간기업 압박

당 주도하는 中 사회주의 맨얼굴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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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화통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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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마지노선에 도전하고 있다.”

27일 중국 왕이(王毅)외교부장이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한 말입니다. 서로 만나 얼굴 보며 하는 양자 회담 자리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거칩니다.

중국이 당장 미국을 상대로 포화를 주고받지는 않을 겁니다. 전력차가 워낙 크니깐요. 핵 보유국끼리 일촉즉발의 위기를 조성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경제 분야에선 살벌한 긴장이 느껴집니다.

중국은 자신 있는 걸까요. 아니면 허세일까요. 중국의 속사정이 어떤지 가늠하기 위해 요즘 중국 경제의 초대형 이슈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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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사진= 중국외교부 캡처〉




최근 중국 당국이 인터넷 플랫폼과 사교육 시장에 규제를 강화하면서 금지를 연발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올 초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자국 빅테크 기업들의 반(反)독점 위반 혐의를 조사했습니다. 이달 초에는 뉴욕 증시에 상장한 디디추싱에 대한 국가안보법 위반 심사에 들어가면서 앱스토어 퇴출 명령을 내렸습니다. 신규 회원 모집을 중단시킨 겁니다.

미국과 홍콩 시장에 상장돼 글로벌 기업이 된 디디추싱·텐센트··알리바바 등이 시중 말로 '줄빳다'를 맞더니 지난 24일에는 사교육 관련 지침을 발표해 온라인 교육과 대형 학원을 운영하는 교육기업들이 시장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르는 황당한 지경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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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온라인 사교육 시장 전망. 낙관적인 우상향 전망을 그리다 핵폭탄급 시장 소멸 조치가 실행됐다.〈사진= i리서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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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교육 기관은 비영리기관으로 전환시키고 주말과 방학에도 과외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가 나왔습니다.사교육 시장이라는 게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며 등장한 전형적인 내수 시장인데 이렇게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뭔가 정책 당국의 조바심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중국의 규제 리스크, 정책 리스크가 다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관련 주가뿐 아니라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 전체에 부정 영향이 번지고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함께 보실까요.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형주 98개 종목 주가를 추적하는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HXC)' 지수의 지난 한 달간 동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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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리스크로 폭락한 드래곤 지수.〈사진= 나스닥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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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래프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생산과 매출 분야 등 기업 자체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정부의 규제와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정책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아 일어난 일입니다.

중국은 왜 이럴까요.

문제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선 본질을 파악해야 합니다. 중국 경제의 특징·속성·개념을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 경제는 왜 이럴까'에 대한 대답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말 이상 없는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일어나는 경제 현상을 관전하는 입장에서 보면 볼수록 이 말처럼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조어가 없어 보입니다.

중국 특색이란 수식어부터 보겠습니다. 중국+특색이니 어디에도 없는 중국만의 특수성을 설명하는 말이겠죠. 중국은 중국공산당이 권력을 틀어쥐고 정부뿐 아니라 입법·사법·군 등 국가 기구를 운용하는 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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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 대형 사진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중국 인민들.〈사진= 바이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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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의 계획경제적 속성과 시장경제라는 시장 우위의 의사결정 구조가 갖는 형용모순을 중국 특색이라는 말로 흡수하는 겁니다. 중국 특색은 일종의 완충장칩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1992년 “ 자본주의에도 계획이 있고, 사회주의에도 시장이 있다”고 천명하면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중국공산당의 공식 용어가 됐습니다.

1992년이 미묘한 분깃점입니다. 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개혁·개방 흐름에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당내 강경파는 흐름을 되돌려 마오쩌둥 시절의 계획과 단속과 감시의 사회로 돌아가자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개방·개방의 무드에 젖어 있다가 자칫 권력 기반을 송두리째 뺏길 수도 있다는 리스크에 방점이 찍힌 주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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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과 마오쩌둥.〈사진= 바이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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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덩샤오핑이 '그래도 개혁·개방을 되돌릴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내놓습니다. '남순강화((南巡講話)'라고 합니다. 개혁ㆍ개방 일번지인 선전과 경제특구 주하이(珠海)를 비롯한 남부 도시들을 시찰한 자리에서 한 말이라는 뜻입니다.

89년부터 91년까지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이 차례대로 붕괴했던 시점이었죠. 발등의 불인 중국 공산정권의 생존을 위해 생산성이 좋은 시장경제를 하긴 해야 하는데 냉전 해체로 공산권이 붕괴된 마당에 중국 인민에게 각인된 자본주의의 적대적 용어, 시장을 강조하려니 이른바 '말빨'이 안 섰던 겁니다.

역사적 과도기에 생존 기반인 정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시장경제와 상충하지만, 사회주의란 말도 없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나온 말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입니다.

■ 후진타오 시장경제 vs 시진핑 사회주의



문제는 방점이 어디에 찍히느냐입니다. 시진핑의 앞선 지도자 후진타오·장쩌민 집권기에는 시장경제에 찍혀 있었습니다. 예측 가능성을 넓히고 웬만하면 시장 참여자의 눈치를 보면서 경제의 키를 운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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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성기 겸 국가주석의 대형 걸개 그림〈사진=신화통신 캡처〉




'힘 자랑'하는 시진핑 시대에선 사회주의가 방점의 주인공입니다. 당건설을 강조하고 마오시대처럼 대오를 맞추는 기강과 규율의 회복을 주입합니다. 당연히 당이 시장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재확인시키면서 당의 지배력을 관철시킵니다. 당이 계획하고 구상하는 일에 시장이 맞추라는 메시지가 깔려 있습니다.

이번에 사교육 시장에 가한 철퇴는 산아제한 정책 완화와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세 자녀까지 낳도록 허용했는데 현실적으로 교육비 부담이 커 정책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입니다.

■ 리커창, '교육 부담으로 저출산' 인식

27일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쑨춘란(孫春蘭) 부총리는 정부 화상회의에서 최적화된 출산 정책을 강조하면서 저조한 출산 이유로 교육 부담을 꼽았다고 관영 매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즉 사교육 시장 자체를 없애는 데 초점을 맞춘 이번 지침은 인구 감소라는 큰 맥락에서 해석됩니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끌어올린 원동력은 저렴한 노동력이었습니다. 4차산업시대를 맞아 산업구조가 격변하고 있지만, 중국 정도 사이즈의 나라는 노동집약산업도 끌고 가야 합니다.

특히 미·중이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자국 내 공급 사슬을 분야별로 유지하기 위해선 노동력의 안정적 공급이 절실합니다.

게다가 사회주의 국가 아닙니까. 노령층 부양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핵심 노동 인구층이 맹렬히 활동해서 세금을 내야 복지 예산을 세울 것 아닙니까. 그런데 현실은 노동 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 노령층 증가세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너무 빨리 늙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미세하게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인구 고령화와 노동인구감소라는 거대한 추세는 되돌리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악명 높은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5년 전 두 자녀, 올해 5월 세 자녀까지 늘리는 등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 사교육 막았지만 음성 과외 비용만 높아져

문제는 출산이 저조한 이유가 사교육비 때문만이냐는 겁니다. 치열한 시장경제 시대에 다자녀를 공교육에만 맡기고 안심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회의감을 이번 조치가 해소할 수 있을지 미지숩니다. 사교육 시장은 음성화될 테고 사교육 지하시장에 접근할 수 있느냐 여부를 놓고 계층 간 부익부 빈익빈만 키울 것이란 지적도 일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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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녀 정책으로 중국 가정의 아이들은 소황제처럼 대접받으며 큰다. 〈사진=hket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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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10년간 불이 붙었던 부동산 때문에 영끌해서 막차라도 타야 했던 중국의 30대들은 아파트 한 채 사놓고 이자 갚느라 '아파트 노예'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평균 임금 노동자가 아파트 한 채 사기 위해 한 푼도 안 쓰고 모은다는 가정 아래 몇 년이 걸릴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있습니다. 전 세계 도시통계 관련 정보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표준면적의 아파트 한 채 장만하는데 선전 44년, 베이징 42년, 상하이 34년, 광저우 31년 걸립니다. 출산을 늘리기가 녹록지 않은 구조적 이유가 있는 겁니다.

미중 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와중에 내수 중심 경제로 돌파하겠다는 게 시진핑 정권의 구상입니다. 쌍순환 전략이죠. 수출은 수출대로 열심히 하되 이제는 내수의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는 거죠. 내수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내수의 핵심은 가계 소득이고 안정된 노동 가능 인구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압박에 들어오는 중국공산당 창당 이래 전대미문의 위기 앞에서 ”중국의 3대 마지노선에 미국은 도전하지 말라'고 허세를 부리고 있지만, 실상은 내수 중심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세 자녀 정책에 사교육 철폐 등 극약 처방도 아랑곳하지 않는 총력전의 모양새입니다. 내수를 키우자고 대표적인 내수 시장 한 축을 버리는 양상입니다.

한번 흐름을 탄 인구 감소의 대추세를 돌이키기 위해 뭐든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부동산이든 헬스케어 시장이든 물불 안 가리는 중국 특색의 극약 처방이 나올텐데, 놀라지 마시길 바랍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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