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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진격의 Z세대 올림픽’…성적도 발언도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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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SNS 사용 가능한 환경과 Z세대의 자기표현의 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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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방향)수영 국가대표 황선우(18) 선수,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17) 선수,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17) 선수, 양궁 국가대표 안산(20)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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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에서 ‘Z세대(1990년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활약’이 눈부신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솔직하게 자신의 주장과 취향을 표현하는 선수들의 색다른 모습도 눈에 띈다. 이제껏 선수들의 진지한 모습만 보던 국민들은 새로울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Z세대 선수들로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18) 선수,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17) 선수와 안산(20) 선수,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17) 선수 등이 있다.

69년 만의 亞 최고 성적처럼 시원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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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자유형 100m 결선에 임하는 황선우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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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자 아시아 선수 가운데 69년 만에 올림픽 수영 자유형 100m 결선에 오른 황선우 선수는 경기 후에 마이크가 다가오자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말했다.

결선 내내 서양 선수들을 상대한 그는 “서양인들처럼 좋은 몸은 아니지만, 동양인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라며 “멋진 선수들과 함께해 영광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스타트 반응이 좋은 건 민첩성 덕분인데 타고난 것 같다”는 너스레를 떨며 “앞으로 남은 50m 경기에 대해선 생각을 비우고 싶다”라고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앞서 황선우 선수는 지난 27일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아쉽게 7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작 그는 SNS를 통해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셔서 즐기면서 행복하게 수영했어요 :)”라며 재치 있는 코멘트를 남겼다.

10점의 신화, 멘트도 만점인 양궁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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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획득한 안산 선수(왼쪽)와 김제덕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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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함께 획득한 김제덕 선수와 안산 선수의 ‘사이다’ 발언도 연일 화제다. 경기에서도 ‘막내들의 반란’으로 꼽힌 이들은 더할 나위 없이 솔직했다.

지난 27일 열린 남자 개인전 2회전(32강)에서 ‘3관왕’이 불발된 김제덕은 경기 후 한 인터뷰에서 “오늘의 패배를 깊게 받아들이겠다”라며 “끝나고 나니까 속은 확실히 뻥 뚫린다”라고 전했다.

누구보다 ‘강철 멘트’라고 칭송받는 안산 선수도 악성 댓글에 대한 의연한 대처를 보이며 네티즌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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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선수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캡처


안산 선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욕설 세례를 한 네티즌의 이름과 아이디를 향해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데…○○아. 읽었으면 대답 좀”이라는 답장을 전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사이다” “흔들림 없는 강철 멘탈” 등 반응을 보였다.

타인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아…당당한 탁구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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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복 공항패션의 신유빈 선수


변칙 탁구를 꺾은 ‘탁구 신동’ 신유빈 선수는 실력뿐만 아니라 과감하게 표현하는 모습도 연일 화제였다. 앞서 공항에 방역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탁구를 계속 쳐야 하기 때문에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방역복을 입은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당당한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신유빈은 여러 차례 자신의 SNS에서 방탄소년단의 CD 앨범을 인증하며 ‘아미’임을 밝혔다. 이에 지난 25일 방탄소년단(BTS) 뷔는 BTS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서 자신의 팬으로 알려진 올림픽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선수(17)를 응원하는 글에 “파이팅”이라며 응원의 댓글을 달았다.

숙명여대 사회심리학 김영란 교수는 이런 ‘Z세대 스포츠 스타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당연하다고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김 교수는 “행동에 앞서는 Z세대의 특징이 다분히 보인다”라며 이 긍정적인 반응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솔직한 표현으로 많은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서 비롯된다”라고 설명했다.

더 이상 자신을 숨기지 않고 행동으로 인증하는 ‘Z세대 선수들’. 이들이 있어 무더운 도쿄올림픽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시원함을 맛볼 수 있었다. 앞으로 이들의 무궁무진한 진격은 계속된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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