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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쥴리 벽화' 하루 종일 난장판…서점 '응원 구매' 행렬까지(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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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보수 유튜버들 맞불 설전·…경찰 "관련 신고 10여건 접수"

"소식 듣고 인천에서 차타고 와 20권 구매"…"힘 실어주려 구매"

뉴스1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벽면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를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차량으로 막아선 모습. 2021.7.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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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 기자,이기림 기자,금준혁 기자,최동현 기자 =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건물 외벽에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연상하게 하는 벽화가 등장한 가운데 진보·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몰려들며 하루종일 소란이 일고 있다.

유튜버들 간 갈등이 한때 최고조에 달하면서 맨몸으로 차량을 막는 대치 상황이 벌어져 경찰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벽화를 둘러싼 갈등을 언론 보도로 접한 일부 시민들이 서점을 찾아 '구매'로 응원하는 진풍경도 있었다.

29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이달 중순쯤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건물 외벽에 김씨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벽화가 등장했다. 가로 15m, 세로 2.5m 크기 벽면에 총 6점의 철판 그림이 연결된 형식이다. 이 벽화는 건물 1~2층에 자리잡은 중고서점 사장 A씨가 작가에게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와 함께 김씨의 얼굴을 묘사한 듯한 그림이 그려졌다. '쥴리'는 김씨를 둘러싸고 앞서 제기된 소문에서 나오는 별칭으로, 김씨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전날부터 사람들이 몰린 이곳에는 이날도 오전 7시 이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소란을 피웠다. 보수단체인 '자유연대' 트럭과 보수 유튜버의 승합차가 벽화를 가리고 길목을 막았고, 오전 9시55분쯤에는 길목을 지나가기 위해 차를 탄 시민과 이들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확성기에 대고 "대깨문은 가라" "4·15 부정선거에 관심을 가져달라" 등 말을 반복했다. 김모씨(49)는 요란스러운 노래를 틀고 춤을 추고 있었다.

현장에서 소란이 발생하자 경찰도 출동했다. 관수파출소 관계자는 "어제도 사람들이 있었는데, 오늘은 민원인에게 신고가 들어와 출동했다"고 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오후 "소음과 교통 방해 등으로 10여건의 신고가 접수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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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벽화가 그려진 중고서점 간판이 보수 유튜버 차량에 훼손된 모습.© 뉴스1 금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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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이른바 진보 유튜버들도 현장을 찾아 맞불 소란을 피웠다. 오후 2시11분에는 벽화를 막은 자유연대 트럭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서점 간판을 일부 파손해 경찰에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3시20분쯤에는 서점 입구에 '부정선거 증거 나왔다'고 쓰인 팻말 시위를 하는 시민과 진보 유튜버들 간 고성이 오갔고, 보수 유튜버들이 가세하며 설전으로 번졌다.

세월호 참사 추모 스티커를 붙인 한 유튜버는 "쥴리가 누구길래 이러느냐"고 했고, 한 보수 유튜버는 "자기네 며느리랑 딸이 저기 벽에 걸려있다고 생각해보라"고 맞섰다.

오후 4시쯤에는 벽화 앞에 세워졌던 차량 2대가 잠시 이동한 사이, 벽화 사진을 촬영하려는 진보 유튜버들과 이를 막으려는 보수 유튜버들 간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한 시민이 벽화 앞 차량 주차를 막겠다며 승합차 아래 드러누우면서 10여분 간 긴장 상황이 계속됐고, 결국 경찰 중재로 벽화 앞에는 다시 차량이 세워졌다.

경찰에 따르면 벽화가 있는 길목에 사람과 차량이 몰리는 것에 대해 강제해산 등 단속에 나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벽화를 막은 차량은 오후 10시까지 세워져 있을 예정이다.

서점 직원은 "장사에도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 없고 매우 시끄럽다"며 "전화벨소리 듣기 싫어서 전화선도 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자유가 있으니 사장님도 따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그래도 당황스럽고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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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쥴리 벽화'가 그려진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중고서점 앞에서 한 시민이 보수 유튜버의 차량 진입을 막아선 모습. © 뉴스1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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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를 둘러싼 갈등을 언론 보도로 접한 일부 시민들이 응원을 오면서 서점 내부가 잠시 붐비기도 했다. 오후 3시40분쯤 서점 내부 계산대 앞에는 여러 권의 책을 손에 든 손님 4~5명이 금액 지불을 위해 대기 중이었다. 서점 안쪽에는 책을 고르는 손님이 10명 가까이 있었다.

이날 5만4000원 상당의 책 20권을 구매한 최모씨(59)는 "뉴스를 보고 인천에서 차를 타고 왔다"며 "책들은 택배로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1만3000원 상당의 책 5권을 구매한 이영복(72)씨는 "이 서점에 온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힘을 실어주기 위해 왔다"고 했다.

서점 직원도 "손님들이야 늘상 있긴 했지만 오늘은 오후치고 손님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서점주인 A씨는 현재로써 벽화를 철거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지인 지승룡 민들레영토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벽화를 그린 이유는 정치적 이유는 아니라고 한다"며 "헌법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말하려는 뜻이라고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소문으로 제작된 벽화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수 백자의 유튜브 채널 '백자TV'에는 '나이스 쥴리'라는 제목의 뮤직비디오가 게시됐다. 가사는 김씨를 둘러싼 소문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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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벽면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2021.7.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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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해당 벽화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명백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종로구 비방 벽화는) 피해자에 대한 인격 말살이고, 정치적으로 나쁜 의도가 명확하다"며 "선거에서 굉장히 악의적인 정보를 퍼뜨리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행위"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캠프 차원의 공식 대응을 유보하고, 벽화가 등장한 경위와 정치적 배후 세력의 존재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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