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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서동주 "여든 넘은 할머니에게 첫 용돈 받아. 1년간 전단지 알바로 모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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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진=서동주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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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서정희의 딸 서동주가 할머니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표현했다.

서동주는 29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 여럿과 함께 “갓 태어난 나를 돌봐준 이는 할머니라고 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뼈만 남은 엄마가 혼자 키우기엔 유독 예민한 나였다. 잠은 한숨도 자지 않으면서도 희한하게 기운은 차고 넘쳐 24시간 누군가가 붙어있어야 했단다. 그래서 할머니는 매일 코피를 쏟으며 나를 업고 다녔다고 했다”며 “물론 나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아가 “내 기억 속 할머니는 나나 동생보다는 사촌 동생들을 더 많이 챙기는 사람이었다”며 “방학 때 한국에 돌아오면 할머니와 같이 보내는 시간이 꽤 있었지만 깊은 대화를 해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가족이지만 한편으로는 남 같기도 한 그런 데면데면한 느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다 엄마가 큰일을 겪는 바람에 할머니가 엄마와 아예 같이 살면서 챙겨주게 되었을 무렵 나, 엄마, 그리고 할머니에게는 동지애 같은 것이 자라났다. 우리 셋은 가족으로서, 여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할머니와 함께한 저녁 식사를 떠올린 서동주는 “할머니가 햄버거가 먹고 싶다길래 음식을 시키고 기다리는데 할머니가 갑자기 웬 봉투 하나를 내민다. 어리둥절하며 받아드는데 용돈이란다”며 “여든이 넘은 할머니가 서른아홉 살 난 나에게 주는 첫 용돈. 할머니는 여태껏 단 한 번도 나에게 용돈을 준 적이 없었다. 생전 처음 겪는 상황에 나는 기쁘다기보다는 놀라서 ‘돈이 어디서 났어?’라고 물었다. 할머니는 늘 용돈을 주고 싶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고민하다가 지난 1년간 전단지 알바를 해서 내 용돈을 모았다고 했다. 1년 동안 더운 날에도 추운 날에도 매일 전단지 알바를 했을 할머니의 모습이 내 머릿속을 마치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서른아홉 살이나 먹은 어른이든 직업이 있든 돈이 있든 말든 할머니에겐 아직도 갓난아이인가 보다”라며 “어떻게든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고 매일 되뇌게 되는 전쟁터 같은 삶에 지쳐 어제도 그제도 무너질 뻔했는데…사실 난 혼자가 아니었다. 코피 흘려가며 나를 업고 어르고 달래주던 할머니도 있고, 매일 다투지만 그래도 의지가 되는 엄마도 있고. 나만 믿고 살아가는 강아지들과 고양이도 있다”고 덧붙였다.

말미에는 “서른아홉 살에 받은 할머니로부터의 용돈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나 기운 낼게 할머니”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전단지 알바로 용돈 주셨다는 이야기에 울컥한다. 참 훌륭한 할머니다”, “한 편의 소설을 읽은 기분”, “너무 감동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현재 한 국내 법무법인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하는 서동주는 ‘지구에 무슨 129?’, ‘골 때리는 그녀들’ 등의 예능에도 출연 중이다.

경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bo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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