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홈 IoT·스마트홈 기술 앞서가자”…건설사들 경쟁 격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시대가 길어지면서 건설사들의 ‘스마트홈'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거리두기 등의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IT 기술을 활용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욕구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조선비즈

스마트홈 서비스에서는 집안 가전의 에너지 소모량과 전기요금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과 IT기업간 협업이 늘고 있다. 홈 IoT 상품을 개발하고 스마트홈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삼성SDS와 협업해 홈 IoT 플랫폼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연결한 ‘래미안 A.IoT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존 시스템이 홈 패드나 모바일 기기 등을 활용해 사용자가 설정을 제어하는 기능을 수행했다면, 새 시스템은 입주민의 패턴 분석을 통해 선호하는 환경으로 알아서 제어해준다. 예를 들어 인덕션을 끄지 않고 외출했을 때 기존 시스템의 경우 외부에서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인덕션 전원을 차단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시스템이 스스로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에도 로봇, ICT 기술 기반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자율주행과 음성인식 등 AI 서비스가 탑재된 로봇이 커뮤니티 시설 내부를 돌아다니면 시설 안내와 예약 등을 도와주고, 가벼운 짐도 나를 수 있다.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한 출입 시스템, 공기 상태를 측정해 공기질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환기시스템도 잇따라 선보였다. 협업한 IT기업도 2018년 13곳에서 현재 25곳으로 늘어났다.

대우건설은 스마트홈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로 푸르지오 스마트홈 플랫폼에 대한 개발·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AI·IoT 기반 플랫폼 소프트웨어 개발과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아이티로의 지분 30%를 매입했다. 지난해 3월과 7월에 각각 드론 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인 ‘아스트로엑스’와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충전서비스 기업인 ‘휴맥스EV’에 지분을 투자했다.

GS건설은 자회사 자이S&D와 함께 ‘자이 AI 플랫폼’을 개발·구축했다. 기존 홈 네트워크에서 한층 발전한 형태로,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아파트 에너지 효율을 관리하고 보안과 편의서비스를 강화한 시스템이다. GS건설은 향후 공유차량·헬스케어·세탁 서비스 등 AI를 활용한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최근 현대건설은 집과 자동차를 연결시킨 서비스를 내놨다. 현대차그룹과 손 잡고 건설업계 최초로 빌트인(built-in) 음성인식 기기를 이용한 홈투카(Home to Car)·카투홈(Car to Home)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기존 아파트 홈네트워크 설비와 자동차의 커넥티드 카 기술을 집약한 초연결 플랫폼이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집에서 빌트인 음성인식시스템 ‘보이스 홈’을 이용해 음성 명령으로 자동차 시동, 문 잠금, 경적, 비상등, 온도 조절, 전기차 충전 등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또 자동차에서 화면을 조작하거나 음성 명령으로 집 안 조명, 난방, 빌트인 에어컨, 가스밸브, 대기전략차단 콘센트, 세대 내 환기 등을 제어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아파트를 설계할 때부터 음성인식 스피커를 고려해 설계를 진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음성인식 스피커를 구매하지 않아도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면서 “홈투카·카투홈 서비스는 올해 8월 입주를 시작하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 아파트부터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스마트 푸르지오 플랫폼 개념도. /대우건설



국내 스마트홈의 시작은 1990년 중·후반부터 등장한 ‘월패드’ 도입이다. 하지만 투입 비용이 늘어난 만큼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게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평가였다. 건설업계 내부에서도 언제부턴가는 ‘돈 들여서 딱히 얻는 게 없는 분야’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시대를 맞으면서 스마트홈 시장을 향한 건설업계의 시선이 달라졌다. 여기에 앞으로 관련 시장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홈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성장했다. 성장률은 16.5%였다. 독일계 세계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홈 시장은 2017~2020년 연평균 25.4% 성장했다. 2020년 시장 규모는 774억달러에 도달했다. 이 기관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7.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코로나19가 세계 경제를 어렵게 했다고 하지만 집 안에서 사용하는 각종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지출은 오히려 증가했다”면서 “이제 집은 업무, 교육, 운동, 오락(엔터테인먼트) 등 거의 모든 일상의 주요 공간이 됐고, 스마트홈의 빠른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