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고시 개정은 매그나칩 매각이 발단이었다. OLED DDI 기술을 보유한 매그나칩이 지난 3월 중국계 사모펀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술 유출 우려가 제기됐다.
OLED 디스플레이가 국가 핵심 산업이고, 이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DDI 역시 중요 기술인 데, 매그나칩 매각으로 DDI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개입 근거를 만들었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해외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할 때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매그나칩이 이제 해외에 매각되기 위해서는 정부 승인이 필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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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나아가 국가 산업에 중요한 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과정을 살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DDI는 OLED 디스플레이와 분리될 수 없는, 사실상 한 몸과 같은 부품이다. 이를 만들 수 있는 곳도 전 세계에 몇 안 된다. 통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OLED DDI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점유율이 80%를 넘는다.
그럼에도 OLED DDI는 패널 설계, 공정, 제조 기술과 달리 국가핵심기술에서 빠져 있었다. 또 미국 당국이 매그나칩(본사 미국 상장) 매각을 심사하겠다고 나선 뒤에야 핵심기술 지정이 추진됐다. 중국의 첨단 기술을 견제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거나 미국 정부와의 공조에 따른 결과인지는 알 수 없지만 뒤늦게 나선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는 하이디스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 BOE는 하이디스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를 위협하는 기업이 됐다. 소 잃은 뒤 외양간을 고치면 늦는다. 국내 주요 산업에 또 다른 빈틈은 없는지 면밀하게 살펴야 할 때다.
디스플레이 구동 신호 흐름도. <자료=삼성디스플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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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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