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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강경파 신임 주미 中대사 "미중 중대기로, 中투쟁 끝 없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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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미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글 올려 "중국인은 더 나은 삶은 추구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
- 올 2월엔 외신의 전랑(늑대전사)외교 평가엔 "그들은 "악랑(흉악한늑대)"
- 시진핑 해외 의전하며 충성도 증명했다는 평가


파이낸셜뉴스

대미 강경파로 분류되던 친강(55·가운데)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8일 워싱턴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고 있다. 관영 매체는 미국 주재 중국 대사 직책을 맡기 위해 워싱턴에 도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신경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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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 주재 중국 대사 직책을 맡기 위해 워싱턴에 도착한 친강(55)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현재 중미 관계는 새로운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투쟁은 끝이 없으며 중국 외교의 최고 책무는 주권과 안보·발전 이익을 지키는 것이라고 천명했다.

중국 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에 맞대응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 부부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미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중국 매체 신경보는 “친 부부장은 제11대 주미대사”라고 보도했다.

29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친 부부장은 전날 워싱턴에 도착해 리커신 주미대사관 공사, 황핑 주뉴욕 총영사 등의 환영을 받은 뒤 자국 매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친 부부장은 “미국 주재 중국 대사를 맡게 돼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은 새로운 인식과 조정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미국 각계와 소통의 다리를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미관계를 올바른 발전 궤도로 되돌려 상호 존중과 협력이 공존하도록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친 부부장은 “중미 양국이 새로운 환경에서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양국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은 양국 인민과 국제사회의 공통된 기대”라고 피력했다.

그는 주미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미리 올린 글에선 보다 강경한 태도로 보였다. 중국인은 더 나은 삶은 추구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중국공산당과 중국 정부의 투쟁은 끝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확고하게 평화 발전의 길을 걷고 세계 각국과 함께 인류 운명 공동체를 건설할 것”이라며 “중국 외교의 최우선 책무는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자국의 주권·안보·발전 이익을 지키고 존엄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뉴스

대미 강경파로 분류되던 친강(55·왼쪽 네번째)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8일 워싱턴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고 있다. 관영 매체는 미국 주재 중국 대사 직책을 맡기 위해 워싱턴에 도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신경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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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부부장은 외교부 대변인 출신으로 부부장으로 활동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에 대해 강경한 모습을 견지했다.

올해 3월 말에는 중국 주재 영국 대사를 불러 이른바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에 대한 영국 정부의 제재에 항의했다. 국가주권 수호와 이익 발전에 대한 중국의 의지는 확고하며 영국의 잘못된 행동에 정당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2월 초에는 중국 외교 전략을 ‘전랑(늑대전사)외교’라고 평가한 외신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현재 일부 국가가 중국을 근거 없이 비방하는 것을 보면 ‘전랑’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들이야말로 ‘악랑’(나쁜 늑대)”라고 비판했다.

친 부부장은 1988년 외교부에 입부해 30년 넘게 경력을 쌓았다. 2005~2010년에는 외교부 대변인을 맡아 거칠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2014년부턴 외교부 예빈사장(의전국장)을 맡았다.

최근 수년 간 시 주석의 해외 순방에 여러 차례 동행하면서 충성도를 보인 점을 주미 중국대사 발탁 배경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친 부부장은 “잘 지내려면 서로를 알아야 하고, 서로를 알기 위해서는 소통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여지도 남겼다. 홍콩 매체 명보는 친 부부장이 서둘러 미국으로 떠난 것을 놓고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셰펑 부부장이 웬디 셔먼 국무부 부부장과 만나 제시한 중국 측의 요구·관심 사항에 대해 “중국이 미국에 제시한 목록의 일부는 미국의 양보를 어렵지 않게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라면서 “이는 중국이 미국과의 긴장 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 좀 더 실용적인 접근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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