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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확산되는 ESG 리스크, 치료제는 'Digital S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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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장혁수 SK(주) 제조전략기획 매니저 ESG 열풍 속 SHE(안전·보건·환경) 주목 받아 디지털 기반의 리스크관리 인프라 구축해야 [비즈니스워치] 박수익 기자 park22@bizwatch.co.kr

ESG가 전 세계적인 열풍인 가운데 ESG 이슈 중 기업의 'SHE'(Safety·Health·Environment: 안전·보건·환경)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월 산업안전보건법이 28년만에 전면 개정돼 안전 및 보건에 대한 조치 의무 위반으로 발생한 사망사고의 양형 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또 올해 1월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고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어 상당한 ESG 경영 리스크로 부상했다.

특히 최근 입법예고된 시행령에는 직업성 질병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됐는데, 급성으로 발생한 질병(1년 이내 3명 이상 발행)이면서 인과관계가 명확하고, 사업주의 예방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포함했다. 뇌심혈관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 과로사의 원인이 되는 질병은 빠졌지만, 예를 들어 열사병도 형사처벌이 될 수 있다. 안전과 건강은 이제 경영자가 이익보다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이슈가 됐다.

그 뿐이 아니다. 환경 이슈 중 기후변화는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확실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전망이다. 'SHE'는 이제 기업의 ESG 리스크이자 기회로 급부상했다.

투자자들도 'SHE'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3위 규모의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환경(E)과 사회(S) 분야의 중점관리사안으로 각각 기후변화와 산업재해 지정을 검토 중이다. 중점관리사안은 한 마디로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 활동을 위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이슈다. 국민연금은 이에 해당되는 기업에 대해 지속적인 관여활동(engagement)을 전개하는데, 비공개 대화 대상기업 비공개 중점관리기업 공개 중점관리기업 주주제안으로 단계별로 그 수위를 높여간다. 기업으로서는 매우 큰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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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SHE 해야 살아남는다

우리나라 기업은 그 동안 'SHE'에 대한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해왔다. 하지만 최근 'SHE' 이슈가 더욱 복잡해지고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짐에 따라 기존의 전통적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진 상태이다. 한국 기업은 그 동안 높은 수준의 'SHE' 관리 사례를 보여준 일본의 기업들을 벤치마킹 해 왔으나 이제는 더 이상 기존의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것이 이번 코로나19 이다.

팩스 문화의 일본은 전국 1700여개의 지방자치단체별로 집계한 검사자와 확진자 그리고 사망자 등과 같은 여러 가지 통계적 데이트를 수작업으로 집계하고 이를 후생노동성에 팩스로 보내면 담당자가 엑셀 프로그램에 입력해 통계 자료를 만든다고 한다. 즉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한 제대로 된 통계 시스템의 부재로 정확한 통계와 분석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반면 SHE 관리의 미래를 보여준 것이 IT 시스템을 활용한 한국의 K-방역이다. 기업 또한 예외일 수 없다. 기업의 경우 사업장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사업장의 폐쇄로 이어지고 결국 생산중단으로 인해 매출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그리고 공급망 지역에서 코로나의 발생은 부품의 수급에 차질을 빚고 생산 계획에 심각한 차질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기업도 'SHE' 이슈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적극 도입하는 즉 'Digital SHE'로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글로벌 기업은 벌써 시작, 국내 기업은 이제 시작

많은 글로벌 기업은 이미 디지털화를 통해 'SHE' 혹은 ESG 리스크 관리의 초점을 전환했다. 즉 사고 발생 이후의 사후 처리라는 관점에서 빅데이터 혹은 AI를 활용한 선제적 사전 예방이라는 관점으로 변화했다.

대표적 사례로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 기업인 알코아(ALCOA)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현장의 작업자 분석을 포함한 실시간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으로 혁신적으로 재해를 줄였고, 경쟁사 대비 약 14분의 1 수준의 재해 손실률을 기록했다. 알코아는 전 세계 40여개 국의 180개 사업장의 안전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나이와 성별, 병력, 특기 등을 고려한 사람의 정보에 대한 패턴 분석결과와 기후 및 설비, 프로세스, 성과, 품질, 사고관리 등에 대한 위험도 분석결과를 종합해 작업환경과 인력 유형을 고려한 'Daily Safety Operation' 정보를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했다.

미국의 건설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Caterpillar)는 실시간 장비 모니터링 및 작업자 위험 사전 인지를 위해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하고 있다. 각 장비마다 GPS와 센서, 라디오 송수신기,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장비의 과열이나 부속장치의 이상 여부를 사전에 작업자에게 알려준다. 관리자는 모니터를 통해 장비의 위치와 작동 상태, 연료 소비 현황, 위험 신호 등을 한눈에 확인해 장비 검사의 효율성을 높인다. 또한 장치에 센서를 설치해 탐지 영역(Detection Zone)에 사람이나 물건이 인식되면, 알람을 울려 사전에 탐지하고 결과가 전달돼 작업자의 위험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해 안전사고 예방의 효과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대표적인 'Digital SHE' 사례로 SKC&C의 '감염병 통합관리 시스템'을 들 수 있다. 감염병 통합관리 시스템은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국내외 감염병 동향을 예측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감염병 발생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감염병 발생 이후 인사정보를 비롯한 사내 정보 인프라가 통합적으로 즉각 대응하도록 시스템화를 지원하고, 나아가 기업 및 지역사회의 발생현황과 감염병 예측 분석으로 추가적인 발생을 예방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일련의 과정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해 감염병 확산 예방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 최종적으로 기업의 생산성에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유지해 주는 시스템이다. SKC&C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국내 최초 감염병 통합관리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후 SK그룹사 전체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중소·중견 생존을 위한 정부의 역할 중요

ESG경영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SHE'를 포함한 ESG 관련 요소의 디지털화를 선도적으로 도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비단 대기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으로 확산이 더욱 필요하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견, 중소기업도 적극적인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즉 과거와 달리 중견, 중소기업은 ESG 경영에 있어서 능동적인 주체로서 역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며 자원과 인력이 열악한 경영 조건에서 최소한의 디지털화라도 실행해야 한다.

고객과 투자자, 소비자, 규제 기관의 전 방위적인 ESG 경영 및 성과에 대한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ESG 수준이 상향 평준화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중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화 기반의 국가ESG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비즈니스워치

장혁수 SK(주) 제조전략기획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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