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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정책실패 반성없이 투기 탓한 정부, "집값 상투" 경고만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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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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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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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근 부동산 시장가격 상승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집값 하락에 대한 경고는 이어갔다.

정부는 집값 상승의 원인을 과도한 심리요인과 시장교란행위에 돌렸다. 임대차 3법 등 급진적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은 빠졌다.


"집값 상승에 송구" 고개숙인 홍남기…신도시 사전청약 확대+투기 엄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부동산 시장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우선 "올해 초 어렵게 안정세를 찾아가던 주택가격, 전세가격이 4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며 "관계장관 모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의 주택공급확대, 실수요자 보호, 투기근절 노력에도 부동산 시장 안정기조가 정착되지 않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안정은 가장 절박하고 최우선적 정책과제로, 정부 노력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하나돼 해결해야 한다"고 담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발표를 맡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3기 신도시 사전청약 확대 방침을 밝혔다. 노 장관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접수가 오늘부터 시작된다"며 "시장안정효과 극대화를 위해 LH(한국주택공사) 분양에만 적용 중인 사전청약을 공공택지 민영주택, 3080 도심공급 물량 등에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7월부터 적용하는 차주단위 총부채 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안착과 실수요 무관 부동산 대출 감독 강화 방침을 밝혔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부동산 투기 등 시장교란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 기조를 강조하고, 전문투기세력에 대한 범죄단체조직 혐의 적용과 투기수익 몰수·추징보전 등 엄벌 방침을 제시했다.


부동산 가격상승은 심리요인만? 시장과 온도차 낸 홍남기표 '상투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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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홍 부총리,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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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 불안 원인으로 수요-공급 보다는 심리 요인에 무게를 두고 고점경고도 이어갔다. 홍 부총리는 "불확실성을 토대로 한 과도한 수익 기대심리를 제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실거래가 띄우기 등 불법·편법거래 및 시장교란행위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아파트 실질가격 △주택구입부담지수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 등 가격 수준·적절성 지표가 최고수준에 근접했거나 이미 넘어섰다"며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하반기 가계부채관리를 강화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 가능성도 나온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번 담화에서 정부정책 부작용에 대한 진단은 빠져있어 논란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담화 앞부분에 "우리 부동산 시장은 △주택수급 △기대심리△투기수요 △정부정책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수급요인에 대해선 "지적과 우려만큼 공급부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정부정책 요인에는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사실상 시장참여자의 심리요인과 투기수요에 집값상승 원인을 돌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시장안정을 위해선 정확한 원인파악과 대책이 있어야하는데 정부의 잘못된 판단이 문제"라며 "규제위주 정책으로 공급측면에 생긴 동맥경화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주택이 지어져 공급되는 2025년까지는 고점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세나 매매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정책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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