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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큰 폭 하락 경고에 "또 오른다고?"…양치기 소년 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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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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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8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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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시장이 예상보다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오히려 집값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모습이다.


"4년 동안 같은 소리 이제는 안 믿는다" 반응 싸늘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28일 '부동산 시정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홍 부총리는 "올해 하반기 조기 청약이 이뤄진다는 점, 전문가들의 고점 인식, 금리 인상과 유동성 관리 가능성 등 대내외적 환경 등을 판단해볼 때 주택가격은 일정 부분 조정의 여지가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의 하향 조정 내지 가격조정이 이뤄진다면 시장의 예측보다는 좀 더 큰 폭으로 나타날 수도 있겠다는 예상을 한다"고 말한다.

총 부총리의 경고에 누리꾼들은 대체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라" "많이 오른 줄 알았는데 다시 한 번 크게 오른다는 말이구나. 씁쓸하다" "4년 전부터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 그만해라" "폭등한다는 소리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한 누리꾼은 "매번 집값이 떨어진다고 해서 서울에 집도 못 샀는데 아직도 같은 소리냐"면서 "언제 떨어지는지, 천년 뒤에는 한번쯤 떨어지는 지 궁금하다"고 하소연했다.


공급 부족은 아니라는 정부…"집은 빵이 아닙니다" 반박

정부의 공급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팽배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입주 물량이 전국 46만가구, 서울 8만3000가구로 각각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2023년 이후에는 매년 50만가구 이상씩 공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부족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한 누리꾼은 "올해와 내년까지는 수요가 많은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들고 정부가 내놓은 25번의 대책으로 시장에는 구축 아파트 공급도 막혀있는 상황"이라며 "공급으로 집값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은 "집은 빵이 아니다"며 "당장도 아니고 2023년부터 매년 50만가구 이상 공급을 이야기하는데 계획일 뿐 현실화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공급 부족을 지적하는 국회의원에 말에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해 당장 시장을 안정화시킬 정도의 아파트 공급이 어렵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서울의 입주 예정 물량 8만3000가구 역시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가 아니라 빌라, 다세대·다가구, 오피스텔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로 매매와 전세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 이후 고공행진 반복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권 초기부터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며 주택 매수 자제를 당부했다.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11월에도 "2023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굉장한 주택 물량이 쏟아져 지금과 다른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며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끝나고 경제 회복 국면에 들어가면 금리인상이 이뤄지는데 지금 막대한 차입을 통해 집을 구매하는 것은 자제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홍 총리와 비슷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올해도 집값은 고공행진했다. 지난 26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7월 '전국의 아파트 중위(중간)가격'은 5억76만원으로 지난달 보다 776만원이 올라 처음으로 5억원을 넘겼다.

KB국민은행이 처음 통계를 발표한 2008년 12월 2억2589만원이었던 아파트 중위가격은 2016년 10월 3억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 9월 4억1349만원으로 4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집값이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불과 11개월 만에 4억원에서 5억원으로 올라섰다.

아파트·연립·단독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의 중위가격'은 이달 처음으로 6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9월 5억751만원으로 5억원을 돌파한 뒤 10개월 만에 1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예측과 달리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입주물량이 줄고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셋째주(19일 기준)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36% 올라 2012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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