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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도쿄올림픽]코로나19 이겨낸 오상욱, 지금이 새로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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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에이스 오상욱이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대한민국 대 이탈리아 결승전에서 우승 후 웃음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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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 우승을 견인한 한국 펜싱의 ‘에이스’ 오상욱(25·성남시청)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악몽을 떠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오상욱(25·성남시청), 구본길(32), 김정환(38·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27·화성시청)로 이뤄진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펜싱이 수확한 첫 금메달이다. 아울러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이어 9년 만에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선 종목 로테이션으로 인해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대표팀 멤버 가운데 구본길, 김정환은 런던 대회 금메달 멤버다. 반면 대표팀 막내 오상욱은 이번이 자신의 첫 번째 올림픽 출전에서 거둔 첫 메달이기에 더 의미가 크다.

사실 오상욱은 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오상욱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남자 사브르 세계랭킹 1위에 자리했다. 자타공인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인정받았다.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까지 내심 기대했다.

그런데 올림픽을 앞두고 큰 시련을 겪었다. 지난 3월 유럽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돌아와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 한 달 동안 격리된 채 입원을 해야 했고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코로나19에서 완치돼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찾아온 공백기의 영향은 만만치 않았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한창 좋을 때와 비교해 몸이 올라오지 않았다.

꼭 코로나19 여파라고 하긴 어렵지만 오상욱은 이번 도쿄올림픽 개인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8강전에서 ‘복병’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에게 덜미를 잡혀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평소에는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지만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그래도 오상욱은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형들과 함께 하는 단체전을 위해 다시 펜싱화 끈을 질끈 묶고 칼을 힘껏 잡았다. 그리고 개인전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 단체전 금메달을 견인했다.

오상욱은 금메달 획득 후 취재진과의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걸려도 이겨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기쁘다”며 “요즘 시대에 맞게 보여드린 것 같다”고 재치있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면서도 “다만 이변이 나한테 일어난 게 아쉽긴 했다. 더 신경 썼다면 결과가 나았을 수 있는데…”라고 살짝 속내를 털어놓았다.

향후 한국 남자 사브르를 10년 이상 이끌 주역으로 기대를 모으는 오상욱은 이번 올림픽 금메달을 ‘새로운 출발’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제 개인과 우리 펜싱 사브르에서 긍정적인 또 하나의 출발이 될 것”이라며 “영원하진 않겠지만 지금 멤버 형들이 너무 잘해 같이 계속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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