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애플·구글, 2분기 '깜짝 실적'에도 찜찜한 뒷맛…거세지는 빅테크 규제 압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이폰12 판매 급증에 애플 매출 36% 증가
알파벳은 구글 광고, 유튜브 매출 증가로 호실적
빅테크 기업 영향력 커지자 미 정부 규제 만지작
스탠더드오일처럼 빅테크 기업 쪼개질까 주목
한국일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의 모습.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플과 구글이 올 2분기 나란히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양사는 막대한 플랫폼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양사에 대한 시각은 불투명하다. 양사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규제 강도도 더욱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애플에 따르면 2분기(애플 자체 기준 3분기) 매출은 814억1,000만 달러(약 94조 원)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이는 월가 예상치(733억 달러)를 11% 웃돈 수준이다. 순익 역시 217억 달러(약 25조 원)로 전년 동기(112억 달러)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3.3%였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12가 꾸준하게 판매되면서 애플의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아이폰 판매액은 395억7,000만 달러(약 46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9.8% 급증했다. 아이패드(73억7,000만 달러)와 맥 제품군(82억4,000만 달러) 판매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16%씩 올랐다. 응용소프트웨어(앱) 관련 서비스 매출은 174억8,600만 달러(약 20조1,800억 원)로 지난해보다 32.9% 늘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가져갔다. 알파벳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618억8,000만 달러(약 71조4,100억 원)를 기록했다. 월가의 예상치는 561억6,000만 달러였다. 순익은 185억2,500만 달러로 3배 가까이(166%) 뛰었다.

구글의 깜짝 실적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대비한 기업들의 온라인 광고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구글의 광고 수익은 504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98억7,000만 달러)과 비교해 69% 증가했다. 유튜브 매출 또한 작년 동기(38억1,000만 달러) 대비 83% 늘어난 70억 달러에 달했다.

"애플, 구글 등 빅테크 기업 영향력 너무 커졌다"


하지만 월가의 표정은 어둡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 압박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이날 알파벳의 주가는 1.59%, 애플은 1.49%씩 하락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 '경쟁 촉진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행정부에 "기업 간 경쟁을 확대하고 독과점 관행을 단속하라"며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반독점 기업에 대한 규제를 천명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99%에 이른다. 양사는 막대한 앱 수수료 매출을 가져가면서도 유튜브 등 자사 서비스 영향력까지 손쉽게 키우고 있다. 시장을 위협할 만한 서비스가 나타나면 막대한 자금력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선다. 경쟁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는 셈이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 수장에 '아마존 킬러'로 유명한 리나 칸 미 컬럼비아대 법대 교수를 임명하고 지난 20일엔 빅테크 기업에 비판적인 조너선 캔터 변호사를 법무부 반독점국장에 내정했다. 앞서 3월 임명된 팀 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대통령 특별 고문 역시 빅테크 기업에 부정적인 성향이다.

민주당이 다수인 미 하원에선 지난달 플랫폼 사업자가 다른 사업을 소유·통제하는 것을 막는 내용의 '플랫폼 독점 종식 법안'도 통과시켰다. 이에 일각에선 빅테크 기업들이 과거 38개 기업으로 분할된 스탠더드오일 등 독과점 기업들의 전철까지 밟을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