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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최경주 "5년간 특별전략 구상했다…올림픽 골프 한국팀 느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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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임성재(가운데)가 28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9홀 연습라운드에 앞서 남자 대표팀 최경주 감독(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벙커샷을 연습하고 있다. [가와고에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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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 적응도 없고 연습도 많이 했다. 1번홀부터 18번홀까지 다 외웠다. 편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임성재)

"아이언샷 감각이 좋아지고 있다. 감독님과 다양한 연습을 하며 코스가 한결 편해졌다."(김시우)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끝나고 바로 '올림픽 특별 전략'을 구상했다. 선수들도 전략을 이해하고 잘 따라주고 있다."(최경주 감독)

2020 도쿄올림픽 골프 남자부 경기 개막을 하루 앞둔 28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에 있는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7447야드). 태극 마크를 가슴에 단 최경주 감독을 비롯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시우(26), 임성재(21·이상 CJ대한통운)가 밝은 표정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들의 메달 확률은 어느 때보다 높다. 김시우와 임성재의 컨디션이 좋은 데다 욘 람(스페인),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 강력한 라이벌들이 코로나19 확진과 개인 사정 등으로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출전 선수 랭킹에서 임성재는 10위, 김시우는 19위다.

이 대회를 앞두고 가장 많은 변화를 준 주인공은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번 감독을 맡은 최경주다.

최 감독은 "리우올림픽을 마치고 온 뒤 생각을 많이 했는데 나도 잘못한 것이 많더라. 무조건 '톱3'에 들어야 하는 올림픽은 코스 공략법과 경기 전략이 완전히 달라야 했다. 그래서 차근차근 정리해 '올림픽 특별 전략'을 이미 짜 놨다"고 설명했다.

일단 골프 코스와 선수들의 궁합이 좋다. 자신감이 넘치는 첫 번째 이유다. 임성재는 "2016년부터 2년간 일본 투어에서 뛰었다. 잔디와 그린 등이 익숙하다. 특히 페어웨이가 공이 잘 떠 있는 스타일이다. 좀 더 편안하게 아이언샷을 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시우도 "일본 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경험한 적이 있고 한국과도 비슷해 낯설다는 느낌이 없다. 특히 그린 상태가 좋아 본 대로 잘 굴러간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도 "이 골프장은 한국적 레이아웃에 미국 느낌의 그린을 갖고 있다. 선수들이 편안해하고 자신 있어 하더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최경주표 올림픽 특별 전략'이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지금 선수들은 그냥 치게 해도 15~16언더파는 가능하다. 하지만 메달권인 '톱3'는 안 된다"고 설명한 뒤 "남들이 돌아갈 때 우리는 과감하게 공략해야 한다. 그래서 연습라운드를 돌면서 모든 상황에서 핀을 노리는 공격적인 샷을 다 해봤다. 선수들도 '어 이게 되네'라고 말하면서 너무 즐겁게 훈련을 했다"고 밝은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남자골프 팀코리아'의 분위기가 너무 좋다. 최 감독은 "일단 다들 '고기파'라서 식성도 똑같다. 너무 잘 맞는다"면서 "나도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말도 재미있게 하고 농담도 많이 한다. 젊어지는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특히 임성재는 '벙커샷 달인' 최 감독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이날 땡볕 아래서 1대1 개인 지도를 받기도 했다. 최 감독도 하나의 벙커 안에서 '낮게, 높게, 스핀 많이, 스핀 적게' 등 다양한 상황을 치게 하고 그에 따른 세세한 기술을 알려주며 후배의 열정에 화답했다. 임성재는 29일 오전 10시 25분 콜린 모리카와(미국),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와 동반 라운드를 펼치고 김시우는 앞선 오전 10시 3분 세계랭킹 131위 라스무스 호이고르(덴마크), 215위 로맹 랑가스크(프랑스)와 같은 조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비즈니스석 제공에 스위트룸 한식까지…


대한골프協 파격 지원 눈길

2020 도쿄올림픽 골프 남자부가 본격적인 메달 경쟁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메달을 향한 대한골프협회의 파격 지원도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골프협회는 선수들의 장거리 이동 때 편의를 가장 신경 썼다. 임성재와 김시우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올 때 편안한 비즈니스석을 이용했고 에비앙 챔피언십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여자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비즈니스석이 제공됐다.

대회 기간 선수들이 묵는 호텔은 골프장에서 30분가량 떨어져 있다. 선수촌이 있는 도쿄 시내에서 골프장까지는 1시간30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덜 피곤할 수 있게 2년 전에 미리 호텔을 잡아 놨다고 한다. 거리뿐만 아니라 편안한 휴식을 위해 선수들은 호텔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스위트룸을 이용하도록 배려했다.

음식에도 신경을 썼다. 대한골프협회의 고상원 과장은 "일단 협회에서 호텔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한식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며 "특히 사이타마상공회 분들이 호텔과 조율할 때 도움을 주고 삼겹살 등 한식 재료들을 다 구해주고 있다. 선수들이 저녁 한 끼라도 한식을 먹을 수 있게 된 데에는 많은 분들의 도움과 열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경주 골프 대표팀 감독은 "김시우, 임성재 모두 나와 식성이 같아서 분위기가 너무 좋다. 특히 협회에서 삼겹살이나 스테이크 등 우리가 좋아하는 고기류와 김치찌개 같은 한식을 정말 잘 준비해줘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가와고에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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