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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재난지원금 지급

첨단전투기 예산깎아 국민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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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정부와 국회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에 대한 국민지원금 지급 기준 등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비롯한 국방예산을 대거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감액된 국방 사업은 당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없었던 것으로 감액 사유 확인이 불가능해 졸속 심사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8일 예산 전문 연구기관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2차 추경안 심사에서 국회가 예산을 삭감한 42개 사업 가운데 22개 사업이 당초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 담겨 있지 않았던 방위사업청 사업 예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지원금 등의 일회성 현금 지원을 이유로 삭감 대상이 된 방사청 관련 사업의 감액 규모는 총 5680억원에 이른다.

예산 삭감 내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방사청의 피아식별장비 성능 개량 사업에서만 1000억원이 감액됐다. 차세대 전투기인 F-35A 도입을 위해 편성된 예산도 920억원이 삭감됐다.

이 밖에도 △지상 전술 C4I 체계 2차 성능 개량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유도폭탄 4차 △패트리엇 성능 개량 등 국방 전력 강화를 위한 사업 예산이 줄줄이 감액됐다.

문제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삭감된 방사청 사업만 22개에 달하는데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에서는 이들 사업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예산안에 포함돼 있지 않으니 국방위 예비 심사와 예결위 심의 내역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는 방사청 사업 삭감 이유를 근본적으로 알 수 없게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국방위 예비 심사조차 없이 진행된 감액이라는 점을 통해 유추해 보면 사업계획을 변동하는 것은 아니고 구매 시기를 조절한 정도의 감액일 것으로 짐작된다"면서도 "만약 실제 사업 규모를 줄이는 감액 사업을 국회의 논의 없이 단행했다면 이는 국회의 예산 심의 권한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회 예결소위와 간사 협의체를 거쳐 증액과 감액 사업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국방예산 감액은 결산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월이나 불용 금액을 이번 추경에서 미리 인식한 결과일 수도 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국가 재원을 신축적으로 운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없는 것은 아니나 지출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면 본예산 금액을 방만하게 편성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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