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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0대 인스타 계정 앞으로 비공개 기본설정…슬기로운 SNS 생활 가능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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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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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APF연합뉴스 이미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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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 인스타그램에 새로 가입하는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계정은 기본설정이 비공개로 적용된다. 인스타그램은 이미 공개 계정을 운영하는 10대 이용자들에게 비공개 전환 방법과 장점을 안내하기로 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10대 타깃 광고도 제한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광고를 포함해 낯선 이들이 10대와 접촉할 기회를 최대한 차단하고 10대들은 베일 속에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페이스북은 27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이 담긴 청소년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이번 10대 이용자 정책 변경은 젊은 사용자들을 보호할 뿐 아니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에 따라 비공개로 운영되는 10대 청소년들의 계정 게시물은 계정 주인이 허락한 사람들만 볼 수 있다. 비공개 상태에서 성인들이 운영하는 공개 계정 게시물은 자유롭게 볼 수 있다. 다만 유해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올려 경고를 받은 성인은 미성년자 계정 접근이 제한된다. 비공개로 설정된 10대들의 계정은 검색으로 찾을 수 없다.

이번 정책 변경은 SNS를 운영하고 싶어하는 10대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에 ‘배우는 시간’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카리나 뉴턴 인스타그램 공공정책실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인스타그램은 젊은 이용자들이 SNS에서 겪는 경험에 대해 진지하게 숙고해 왔고 지금의 상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청소년들의 계정을 비공개로 설정하기로 한 것은 젊은 사용자들이 인스타그램 공개가 자동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공개 시간 동안) SNS 사용법과 무엇을 공유할지, SNS상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배우게 될 것”이라면서 “청소년들이 공개 계정을 원하는 데도 타당한 이유가 있지만 인스타그램 자체 연구 결과 청소년 이용자 80%가 비공개 설정을 고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고주들에 대한 규제도 담겼다. 18세 미만 청소년들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뷰티, 피트니스, 술 등을 자신의 관심 카테고리로 설정해도 알고리즘을 통해 관련 광고가 타임라인에 뜨게 하지 않을 방침이다. 페이스북은 10대를 타깃으로 주류 광고 등을 하지 말 것을 업체가 자율 규제하도록 권고했지만 지켜지지 않는다고 언론에서 지적돼 왔다.

10대들의 SNS 사용을 둘러싼 논란과 사회적 압력이 이번 정책 변경의 배경으로 보인다. WSJ는 페이스북의 이번 정책은 앞서 페이스북이 13세 미만 전용 인스타그램을 출시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연방의원들과 주 검찰총장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SNS의 10대를 타깃으로 한 광고와 범죄가 기승을 더욱 부리고 10대 이용자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젊은 스타 언론인으로 떠올랐다 고교 시절 SNS에 올린 글이 뒤늦게 논란이 된 알렉시 맥카몬드의 사례도 미국 내에서 10대의 SNS 이용에 대한 논쟁에 불을 붙였다. 1994년생 맥카몬드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의 조 바이든 후보 담당자로 활약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올해 초 틴 보그 편집장이 됐지만 고교 시절 아시아인과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트위터 글이 밝혀지며 편집장직에서 물러났다. 워싱턴포스트는 “SNS의 알고리즘은 극적인 감정을 증폭시키고 혐오를 조장하고 부정적인 것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경향이 있다”며 “청소년들이 SNS에 이런 표현을 게시할 때 그들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미칠 해악을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의 조치가 미흡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호주의 입법운동 단체 ‘리셋 호주’의 크리스 쿠퍼는 “페이스북은 단지 광고주들이 아이들을 목표삼지 않도록 하겠다 말할 뿐 자신들이 정보수집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며 “페이스북의 이번 조치는 플랫폼이 젊은이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하는 방식에 대한 대중의 의미있는 감시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을 뿐이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문제의 발단이 된 13세 미만 전용 인스타그램 출시 계획에 대해서도 페이스북 측의 계획을 들을 수 없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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