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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5 탑재 ‘메모리 버퍼’ 개발 속도전 [산업플러스-혁신 요람 ‘테크다윗’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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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딥아이’ 변경수 대표

인공지능 기술 병합 ‘메모리 버퍼’ 등

10여개 원천기술, 국내외 특허 보유

혁신기업 ‘BIG 3 R&D’ 12억규모 수주

하반기 차세대 D램 규격 ‘DDR5’ 탑재

반도체 설계따라 다양한 제품 개발 가능

中 매서운 추격...유망인재 확보 급선무

시제품 자금 부담 줄여줄 컨소시엄 절실

헤럴드경제

메모리 버퍼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딥아이의 변경수 대표가 사무실 한 켠의 반도체 장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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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와 개발을 거듭하며 20여년을 반도체에 빠져 살다 직접 사업 일선에 나섰다. 후진을 양성하겠다며 학교로 돌아갔다 뜻밖의 창업까지 하게 된 변경수 딥아이 대표. 그의 목표는 속도전에서 승리해 빠른 시일 내에 DDR5 D램에 탑재되는 ‘메모리 버퍼’를 개발하는 것이다.

메모리 버퍼는 D램 반도체 구성품으로, 데이터신호가 지칠 때 광신호처럼 살려줘 칩의 속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잘 만들면 고속·고사양의 반도체가 되기 때문에 고급 시스템에서는 꼭 필요하다.

땡볕의 기세가 등등하던 몇 일 전 인하대학교 교정에서 변 대표를 만났다. 변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세계 최초로 DDR2 D램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인텔에서는 세계 최초로 3D CMP를, 인파이(2016년 램버스에 인수합병됨)에서는 업계 최초 메모리 버퍼를 개발한 이력이 있다. 20년 넘게 반도체 개발을 지속하던 변 대표는 후학을 길러내고 싶다는 생각에 오랜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인하대로 돌아왔다. 교육자 길을 걷다 갑자기 스타트업 대표로 변신한 배경에는 논문으로 입증해온 기술을 실제 칩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열정이 있었다.

“기업과 클러스터 과제를 수행하다 인터페이스에 생기는 병목현상을 해결하는 방법을 고안하게 됐습니다. 저는 논문만 쓰면 되는데 거기에서 그치려니 아쉽더라고요. 이걸 직접 제품으로 만들면 고도화된 칩이 나올텐데, 아직 열정이 있을때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 대표는 창업 과정을 속칭 ‘무데뽀’(막무가내)라 표현했다. 그러나 일은 일사천리로 풀렸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예비창업패키지에 참여해 법무, 특허 등 회사가 자리잡는데 필요한 업무를 지원받았고, 최종 우승도 차지했다. 예비창업패키지에서 변 대표가 발표하는 모습을 지켜본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퓨처플레이와 인연도 이어져 시드(마중물) 투자를 받기도 했다.

순조로운 출발 배경에는 변 대표가 쌓아온 기술력이 있었다. 변 대표는 미국에서 과학기술정책국 최우수연구상,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현재 인공지능 기술 병합 및 고도화된 초저전력 메모리 및 메모리 버퍼에 관련된 10여개의 원천기술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한 상태. 국내에서는 12억원 규모의 혁신기업 BIG 3 R&D 과제를 수주하는 데도 성공했다.

딥아이가 개발 중인 메모리 버퍼는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부터 본격 탑재될 전망이다. 적용 시기는 올해 하반기께로 예상된다. DDR5는 현재 쓰이는 DDR4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는 최대 2.6배 빨라지고 전력은 10% 가량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변 대표는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에 대해 “고객이 생각하는 것은 딱 두 가지, 속도와 전력”이라며 “이 두 객관적 지표에서 앞서나가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 대표가 메모리 버퍼를 최대한 빨리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배경에는 표준화로 인해 빠른 시간 내에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DDR5는 전 세계적으로 규격을 표준화시켰기 때문에 여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버퍼 시장을 선점하면 회사 성장속도가 그만큼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시쳇말로 물 만났을 때 노 저을 수 있게 빨리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메모리 버퍼 개발은 시장 선점 뿐 아니라 국산화라는 의의도 있다. 현재 메모리 버퍼는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수급난이 심해지면서 DDR4 D램에 들어가는 메모리 버퍼도 물량이 없을 정도. 변 대표는 “한국이 반도체에서 20년의 노하우가 있다 해도 메모리 버퍼나 자동차용 반도체 처럼 전량 수입하는 부분도 많다”며 “성능만 기존 제품보다 더 향상시킨다면, 국내 업체들이 고객사와 협업도 잘 되는 구조라 빠르게 국산화 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변 대표가 20년 넘게 반도체만 보고 달려올 수 있었던 힘은 뭘까. 변 대표는 “반도체는 레고와 같은 매력이 있다”고 전했다. “레고는 아주 작은 단위를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잖아요. 반도체도 개발자가 설계하는대로 나옵니다.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휴대폰이나 인공지능 로봇, 의료장비 등 여러곳에 들어가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설계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어요.”

반도체는 매력을 알기 전까지 진입장벽이 크다. 변 대표가 안타까워하는 부분도 진입장벽을 넘는 인재가 많지 않다는 것. “물리, 전자회로 등 깊게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아 3학년, 4학년쯤 가면 많은 학생들이 포기합니다. 1학년때 공부를 시작한 학생들이 150명이라면 끝까지 공부를 해내는 학생은 30명 정도밖에 안됩니다.”

반도체 분야의 유망 인재 유입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중국의 매서운 추격을 감안하면 더 아쉬운 요소다. 중국은 칭화대, 페킹대 등 명문대를 중심으로 우수 인재를 기르는데 공을 들이는데다,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2014년 21조원을 투입해 반도체펀드를 조성했고, 2019년 34조원 규모의 2기 펀드도 투입했다.

변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강세인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시스템 반도체는 20여년간 성과가 잘 나지 않아, 도전도 잘 하지 않으려한다”며 “인력 수급이 어렵겠지만 열성적인 인재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반도체 전쟁’이 심화되자 정부, 정치권에서도 국내 산업지원 논의가 활발하다. 여당에서는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산업부와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변 대표는 반도체 스타트업에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시제품을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도록 컨소시엄 구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시제품 칩을 한 번 만들려 해도 비싸면 28억~30억원이 들어요. 공정 몇 번만 잘못돼도 스타트업은 회사가 망합니다. A사와 B사, C 사 등이 시제품을 같이 제작해볼 수 있도록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면 중소기업도 부담 없이 도전해볼만 할 겁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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