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전투기 F-35A |
정부와 국회가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단가를 최대 2000만원까지 올리고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에 대한 국민지원금 지급 기준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차세대 전투기 도입 등에 필요한 국방 예산을 대거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예산 전문 연구기관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국회가 예산을 삭감한 42개 사업 가운데 22개 사업이 당초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 담겨있지 않았던 방위사업청 사업 예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1회성 현금성 지원 사업을 위해 '칼질' 대상이 된 방사청 관련 사업의 감액 규모는 총 5680억원에 이른다.
삭감 내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피아식별장비 성능개량' 사업에서만 예산 1000억원이 감액됐다. 차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F-35A' 도입을 위해 편성된 예산도 920억원이 칼질을 당했다. 이외에도 '지상전술C4I체계 2차 성능개량', 'GSP유도폭탄 4차', '패트리어트 성능개량' 등 국방 전력 강화를 위한 사업 예산이 줄줄이 감액 대상이 됐다.
문제는 국회 심의과정에서 삭감된 22개 방사청 사업들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예산안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예산안에 포함돼 있지 않으니 국방위 예비심사와 예결위 심의 내역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는 방사청 사업 삭감 이유를 근본적으로 알 수 없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기존 무기 계획에는 변화가 없지만 단순히 대금 지급 시기 등을 조정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연구위원은 "국방위 예비 심의조차 없이 진행된 감액이라는 점을 통해 유추해 보면 사업계획을 변동하는 것은 아니고 구매 시기를 조절한 정도의 감액일 것으로 짐작된다"며 "만약 실제 사업 규모를 줄이는 의미의 감액 사업을 국회 논의 없이 줄였다면 이는 국회 예산 심의 권한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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