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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비난 모면하려고 기밀 언급하는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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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욱 국방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김부겸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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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국방부가 기밀이라고 외부에 알리지 않던 작전 내용을 실토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무리한 2차 작전으로 청해부대 34진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초래했다는 비난에 직면하자 우리 국민 피랍 사태 상황까지 노출시킨 것이다. 피랍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발표라는 우려다.

28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전날 오후 "최근 발생한 우리 국민 피랍상황 대응을 위해 해당지역으로 청해부대 투입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해부대 파견연장 동의안상 국민이 부여한 기본임무 중 하나가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라고 강조했다.

국방부가 청해부대 34진이 피랍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투입됐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리한 2차 작전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초래했다는 비난 여론이 쇄도하자 작전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작전 내용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또 "당시 해당 해역에서 해적에 의한 선원피랍이 올해 연 2건 발생하고 있어 또 다른 우리 선박 피해예방과 석방지원 차원에서 파견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지 작전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처사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청해부대 34진의 기항지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동안 청해부대 작전지역의 노출을 막기 위해 군안팎에서 언급을 자제했던 부분이어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백신 접종 불발 문제를 지적하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게 "주로 기항하는 오만과 협조를 했는데 잘 안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청해부대가 아프리카 동부 아덴만에서 활동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욱 장관이 언급한 기항지는 아라비아 반도에 있는 오만의 무스카트항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정부 관계자는 “국방부가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모면할 생각으로 피랍사건을 언급했지만 그동안 국방부가 작전은 보안이라며 외부에 알리지 않았던 것과 상반된 행동이며 국익을 위해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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