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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너도나도 역대급"…상반기 실적 훨훨 난 금융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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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왼쪽부터 우리금융, NH농협금융, 하나금융, 신한금융, KB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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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의 올해 상반기 순익이 9조원을 넘어서며 너나 할 것 없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자수익이 늘어난 데다 증시 호조에 따른 수수료 수익 확대가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 유래없는 실적 잔치 속 중간배당 등 주주환원정책도 속속 발표되고 있어 배당 실시 등 향후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5대 금융지주, ‘역대급 실적’ 잇따라 발표…‘리딩뱅크’ 경쟁도 가열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 등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주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된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KB금융(2조4743억원), 신한금융(2조4438억원) 하나금융(1조7532억원), 우리금융(1조4197억원), 농협금융(1조2819억원) 등 발표 족족 각 금융사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금융사들의 이같은 실적 개선에는 올 들어 본격화된 시장금리 상승세가 한몫을 했다. 유래없이 이어진 초저금리를 뒤로하고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시장금리 역시 상승 움직임을 보였고 이는 곧 이자수익 확대로 연결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은 낮아진 가운데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예대마진이 개선된 것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5대금융의 순이자이익은 개별사 별로 적게는 3조2000억원대에서 많게는 5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총 20조5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5대금융의 순이자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4% 늘어난 것이다.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5개 은행의 순이자이익 역시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한 15조45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증시 호조 속 투자수요가 급증하면서 증권사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도 크게 늘었다. 이 기간 순수수료이익은 KB금융이 전년 동기 대비 32.7% 증가한 1조8326억원, 신한금융은 24.3% 늘어난 1조4040억원, 하나금융은 16.7% 늘어난 1조2613억원을 기록했다. NH(9837억원)와 우리금융(7290억원) 수수료 수익 역시 지난해보다 28.5%, 4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가운데 KB와 신한 간 ‘리딩뱅크’ 경쟁도 주된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이번 실적 발표 결과의 승자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엇갈린다.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리딩뱅크를 꼽자면 KB금융이 305억원 차이로 수성에 성공했다. 반면 가장 최근인 2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신한금융(1조2518억원)이 KB금융(1조2043억원)을 앞선다. 사실상 엇비슷한 실적 속 연말 ‘4조 클럽’을 향한 양사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책은행·지방금융지주도 어닝 서프라이즈…“비금융 계열사가 효자”

주요 금융지주사뿐 아니라 국책은행과 지방금융지주도 역대급 순익 행렬에 합류했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7.9% 증가한 1조21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은행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178억원을 시현했다.

기업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이자이익 성장세는 완만했지만 캐피탈과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수료 이익이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 자회사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81.5% 증가한 22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IBK캐피탈(+97.2%), 투자증권(+43.1%), 연금보험(+51.8%) 등이 큰 폭의 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지방금융지주 가운데서는 실적 발표 첫 타자로 나선 JB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시현했다. JB금융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JB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27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882억원)과 비교하면 900억원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이 역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JB금융 역시 JB우리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가 순익 개선에 효자 노릇을 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여타 지방금융그룹 역시 주요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역대급 실적 행렬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부동산 시장 호황과 기업대출 증가로 인한 지방은행의 이익 개선에 더해 증권사,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이 안정적으로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하면서 이자이익이 늘고, 지역경기 회복으로 대출성장률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잔칫집 분위기’ 속 중간배당 실시 예고…신한금융 첫 ‘분기배당’도 눈길

한편 이같은 역대급 실적에 발맞춰 금융지주사들이 배당 실시를 예고하고 나섰다. 이미 지난해부터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호조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차원도 있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금융당국의 배당자제 권고령으로 배당을 자제해왔으나 이같은 조치가 지난 6월 말로 종료된 점도 배당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개별사 별로는 지주 출범 후 첫 중간배당에 나선 KB금융은 주당 750원 수준의 주당배당금을 확정했다. 하나금융은 전년 동기보다 200원 오른 주당 700원의 주당배당금을 결정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주당 150원, 총 1083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하기로 결의했다. 농협금융도 중간배당을 확정 짓고 구체적인 규모와 시기를 놓고 추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금융지주로는 최초로 분기배당 실시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향후 3분기 배당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전년도 주당배당금이 15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분기배당은 대략 300~400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금융은 오는 8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분기배당 관련 사항을 확정짓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신한금융의 분기배당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있어 배당 시점 및 실현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로 꼽힌다. 당국은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한 분기 배당은 금융사의 자본적정성을 해칠 수 있고 금융권에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는 만큼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신한금융 분기배당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상반기에 기록한 역대급 실적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며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금융지주사들도 현재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신중히 배당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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