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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봉 1억 꿈의 직장' 네이버…어쩌다 '임금 체불'(?) 딱지가 붙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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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네이버, 총 87억원 규모 연장·야간수당 지급안해"

네이버 "자율적 근로시스템 한계 인정하지만 IT업계 특성 반영 못한 부분 있어"

뉴스1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로비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1.7.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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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기업'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온 네이버가 '임금 체불' 회사 딱지가 붙게 생겼다. 지난 5월 직원 사망 사건이 발생한 네이버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 확인됐고 총 87억원에 달하는 연장·야간수당 미지급 사실을 확인했다는 발표 때문이다.

지난 1999년 작은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22년간 대기업 뺨치는 국내 최고 IT 기업 자리를 지키며 급성장해온 네이버는 IT 업계의 치열할 경쟁 상황에서 성과제고를 위한 독려가 결과적으로 '괴롭힘'이 된 사내문화에 대해서는 부족함을 시인했다. 네이버는 지난 22년간 성장한 주요 원동력이 뛰어난 인재들이 책임감을 갖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었던 문화라고 자부하지만 이번 조사결과로 그간 '간과'한 부분에 대해서 고개를 숙였다. 총체적 변화를 준비하겠다는 '반성문'을 썼다.

문제는 87억원에 달하는 임금체불건이다. 직원당 평균 1억원이 넘는 '연봉 높은 회사'의 대명사로 불리는 네이버가 어쩌다 임금체불 회사가 됐을까.

업계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이제는 중소기업까지 주52시간제가 도입된 세상에 IT 대기업급인 네이버에서 수십억원의 임금체불이 발생한 건 시스템적으로 말이 안 되는 조치라며 의문을 제기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7일 "네이버가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86억7000만원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연장근로를 신청한 경우, 해당 수당을 미지급한 경우는 없었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인재 지키기'가 가장 중요한 IT업계의 특성상 '성과주의' 문화는 강하지만 '보상'이 박한 일은 드물다.

네이버는 2018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주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월 기본근로시간(8시간×해당 월 평일 일수)을 기준으로 법에서 허용된 월 단위의 최대 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직원들이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주52시간 범위내에서 '자율'에 맡기는 방식이다. 40시간은 기본급, 나머지 12시간은 수당이 제공된다. 40시간 미만을 일했다고 급여를 차감하지도 않는다. 대신 초과근무인 12시간에 대해서는 수당 신청을 하면 지급한다는 게 네이버의 주장이다.

실제로 네이버 임직원은 자신의 근무·휴식시간을 회사 시스템에 직접 입력해 스스로 시간을 관리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네이버뿐 아니라 카카오, 넥슨 등 대다수 IT 업계가 채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근로자가 근무·휴식시간을 기재하는 과정에서 개입하거나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근무시간에 '기계적'으로 개입하는 것보다는 '자율'에 맡기되 개인의 역량을 '근무시간'보다는 '성과'로 평가하겠단 의지다. IT업계는 투입한 '근무시간=성과'로 이어지는 제조업 분야가 아니다.

네이버 임직원은 사옥 내 카페, 병원, 은행, 수면실 등 다양한 휴게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며 해당 시간이 근무나 휴식 시간에 해당하는지를 자율적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사내 시스템에 직접 입력한다. 단 근무시간은 시스템적으로 주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게 설정됐다.

네이버 노조에 따르면 네이버 임직원은 월 평균 주 40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주 40시간 근무가 초과되면 리더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월 평균 주 52시간 초과 근무는 원칙상 금지됐다.

네이버 임직원이 주 52시간 근무를 초과하게 되면 회사 시스템이 차단되며, 부득이한 경우 리더와 인사팀(HR)의 승인을 받아야만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의 초과근무 지적에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고용노동부 측은 누락된 급여에 대한 근거를 두고 "직원이 근무했는데 급여가 지급안된 부분에 대해서 네이버 전산과에 전자 기록이 남는 걸 대조해서 산정했다"며 "개인별 확인도 마쳤다"고 답변했다. 업계에선 네이버 임직원들이 출·퇴근 시 이용하는 사원증(회사 출입카드)과 임직원들이 이용하는 근무 시스템을 비교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고용노동부의 이번 조사가 다소 시대착오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끈임없는 혁신이 필수적인 IT업계는 '자율'과 '성과주의'가 생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공장에서 일하는 것처럼 무 자르듯 근무시간을 정할 수 없는 게 혁신산업이다. 획일적인 기존 근로 잣대를 혁신산업에 대는 건 타당하지 않다"며 "네이버가 초과근무·임금체불 회사로 몰린 건 다소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회사가 임직원의 휴게시간을 관리하고 기계적으로 근무시간을 관리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혁신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잣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잘못된 부분은 고쳐야 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가 게임사들처럼 (구성원 개인의 자율이 아닌) 컴퓨터 조작 시간을 확인해 일하는 시간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갈 경우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 의문이다"고 우려했다.

네이버 측은 "기준근로시간 초과의 경우 당사자와 조직장에게 지속적으로 알림을 주는 등 초과 근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이 과정에 다소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또한 자율적 근로시스템의 한계로 인해 회사에서 파악하지 못했던 초과 근로 등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특별근로감독 결과는 회사 내에서의 자율적 생활 부분 등 네이버만의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향후 조사 과정에서 사실에 입각해 성실하게 소명할 예정이고, 법을 위반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당 지급 등의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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