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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학생 수 늘어나는 제주 농촌지역 학교들, 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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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2000년대 마을 차원 학교 살리기 운동에서

최근 이주 열풍과 개발 바람, 자연환경 교육으로


한겨레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더럭초등학교는 학교 건물을 알록달록한 색으로 디자인해 관광코스가 됐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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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더럭초등학교 앞, 관광객들이 서서 알록달록한 학교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학교는 2009년 학생 수 17명, 2011년 26명으로 폐교 위기까지 몰리자 주민들이 ‘학교 살리기 운동’에 나서 공동주택을 지어 학부모들을 유치했다. 2018년 본교로 승격됐고, 현재 학생 수 100명으로 늘었다. 2012년엔 학교 건물을 알록달록하게 디자인한 갤럭시노트의 광고 무대로 알려지면서 이제는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2주일 전 전학 왔다는 4학년 이다인양은 “학교 놀이터가 크고 경치가 좋다”고 즐거워했다.

전국적으로 취학 아동이 감소하지만 제주도 내 농촌학교들은 역주행하고 있다. 제주 이주 열풍과 개발 바람이 도내 농촌지역 학교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학생 수 감소로 분교로 전락하거나 폐교 위기에 내몰렸던 학교가 본교로 승격되고, 일부 학교들은 학교 시설 확충에 나서야 할 정도다. 1990년 50만명 수준이던 제주도 인구는 2010년 57만1천여명으로 늘었고, 현재 69만6900여명으로 70만명에 육박한다.

애월읍 납읍리에선 1997년 납읍초등학교가 폐교 위기에 몰리자 마을 재산을 팔고 행정기관의 지원을 받아 공동주택을 짓고 학부모 유치에 나섰다. 제주지역 학교 살리기 운동의 시초다. 당시 62명에 지나지 않던 학생 수는 현재 135명으로 늘었다.

2011년에는 제주시 도평분교와 해안분교가 도평교와 해안교로 승격했다. 도평교는 2003년 73명에서 2008년 103명으로, 지금은 352명으로 늘었고, 해안교는 2008년 69명에서 122명으로 늘었다. 제주시 외곽의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 개발에 따른 영향이다.

서귀포시 대정읍 영어교육도시와 가까운 보성초등학교는 2007년 135명에서 252명으로 늘었다.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한마음초등학교는 지난해 132명에서 올해 170명으로 증가했다.

하례초등학교와 어도초등학교는 건강생태학교로 지정됐다. 한마음초등학교는 2019년 건강생태학교에서 제주형 혁신학교인 ‘다혼디배움학교’로 바뀌었다. 강은주 장학사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제주지역 학교 살리기 운동이 마을 차원에서 공동주택을 지어 학부모 입주를 권유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이주 열풍과 함께 생태적 가치에 공감하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풍요롭게 교육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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