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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2분기 깜짝 실적 낸 SK하이닉스, 주가는 왜 힘 못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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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 M16 공장. D램 제품을 주로 생산하게 될 M16은 축구장 8개에 해당하는 5만7,000㎡(1만7,000여 평)의 건축면적에 길이 336m, 폭 163m, 높이는 아파트 37층에 달하는 105m로 조성됐다. SK하이닉스가 국내외에 보유한 생산 시설 중 최대 규모다. 사진=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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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올 2분기에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선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달성했다.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조 원도 돌파했다. 시장에선 메모리반도체 업황 호조를 이유로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도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주가는 실적 상승과 무관하게 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의 속만 태우고 있다.

하이닉스 3년 만에 분기 매출 10조 돌파


SK하이닉스는 27일 올 2분기(4~6월)에 매출 10조3,217억 원, 영업이익 2조6,94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20%와 38%씩 증가한 수치다. 특히 SK하이닉스의 매출 10조 원 돌파는 앞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초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 또한 2018년 4분기(4조4,300억 원) 이후 최고치로, 직전 분기에 비해서도 103% 증가했다. 개인용컴퓨터(PC)와 그래픽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데다, 첨단 공정 제품의 판매 호조에 핵심인 원가 경쟁력까지 상승한 덕분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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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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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드는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에선 상반기 4조 원 수준이었던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하반기엔 7조8,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역대급 실적 거두고도 주가는 비실


그럼에도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0.85% 떨어지면서 실적과 반대로 움직였다. 이달 들어서만 9% 하락했다. 이는 SK하이닉스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최근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잇따라 역대급 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주가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 직전 분기보다 2배 이상인 7조 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주가도 최근 3개월(21일 종가 기준)간 4.9% 하락했다. 올해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00% 이상의 실적 향상을 가져온 미국 마이크론(3~5월)과 대만 산야(4~6월)의 주가 또한 최근 3개월 사이 13.1%, 21.8%씩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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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경기 정점 찍었나


유독 메모리반도체 업계에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다 보니 시장에선 향후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제기된다. 비대면(언택트)이 일상화되면서 이른바 집콕을 위한 PC·스마트폰 등 가전 판매가 늘면서 필수 부품인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급증했는데, 최근 이들 수요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를 통해 "D램 시장은 하반기에 공급 과잉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업체들의 공정 등이 개선되면서 생산량이 예상치를 넘어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황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수요 정체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주가 반등을 위해선 결국 주요 세트(가전·스마트폰)의 출하 회복이 수반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회사 이구동성으로 "내년까지 공급난"


하지만 업계에선 슈퍼 호황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거시 경제 회복에 힘입어 메모리 시장에서 지속적인 수요 창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내년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이 빠듯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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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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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장조사기관도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랑스 시장조사기관 욜 디벨롭먼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는 각각 내년에 1,220억, 77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해 다시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2026년까지 연간 15%, 8%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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