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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美에 ‘3不 정책’ 요구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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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부장, 셔먼 부장관 만나

“中 체제 비방말고 高관세 철폐, 소수민족·대만 문제 관여말라”

美는 국제규범·인권 거론해 압박

조선일보

웬디 셔먼(왼쪽)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6일 중국 톈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면담하고 있다./미 국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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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26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미·중 관계의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한 3대 요구 조건을 제시했다. 중국 체제를 비방하지 말고 대중(對中) 제재를 조속히 철폐하라는 게 핵심이다.

27일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왕 부장은 중국 톈진(天津)에서 셔먼 부부장과 만나 “현재 미·중 관계가 심각한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다음 단계가 충돌과 대결로 갈지 개선으로 갈지 미국 측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중 관계가 추가 악화되거나 통제 불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며 미국 측에 3대 요구 사항을 언급했다.

그는 이를 세 가지 ‘레드라인(한계선)’이라며 우선 미국 측에 중국 공산당과 체제를 비방하고나 전복하려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거나 막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중국에 가하는 제재, 고율 관세, 과학 기술 봉쇄를 조속히 철폐하라”고 했다. 이어서 홍콩, 신장위구르, 티베트, 대만 문제에 미국이 관여하지 말라고 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대만 독립 세력이 도발한다면 중국은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이를 저지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중국 체제와 관련한 3불(不) 정책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셔먼 부장관은 지난 3월 미·중 알래스카 회담 때처럼 강하게 충돌하는 것은 피했으나 국제 규범과 인권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왕 부장의 발언을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셔먼은 왕 부장에게 “양국 사이의 치열한 경쟁은 환영하지만 중국과의 갈등은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홍콩, 신장위구르, 티베트 인권 문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중국의 행동에 우려를 표명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 기원 2단계 조사에 중국이 협조할 것도 요구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양측 회담 결과에 대해 “미·중이 모래 위에 선을 그은 채 각자 입장을 고수했지만 계속 대화하는 데는 동의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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