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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통신선 복원… “文정부 임기내 정상회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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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일방차단 13개월만에 연결,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 교환

북핵 진전없이… 또 대선前 ‘남북 쇼’ 노리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그동안 끊어졌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이 작년 6월 9일 대북 전단 문제로 모든 통신연락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한 지 413일 만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남북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대면 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르면 8월 북⋅중 국경이 다시 열리고 그 이후 남북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북 정상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하면서 관계 회복 문제로 소통해 왔다”며 “양 정상은 남북 간에 하루속히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진전시켜 나가자는 데 대해서도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대표는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통화를 진행했다. 통일부는 “이전처럼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정기 통화를 제안했으며, 북측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한도 같은 시각 “수뇌분들의 합의에 따라 북남 통신연락선들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하였다”며 “온 겨레는 북남 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유엔군 참전기념일 묵념하는 文대통령… 6·25 전사자 묘역 찾은 김정은 -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인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유엔군 참전용사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기에 앞서 묵념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6·25전쟁 전사자 묘역인 ‘조국해방운동 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오른쪽 사진). /청와대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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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양 정상 간 대면 접촉에 대해 협의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칸막이를 사이에 둔 대면 정상회담 방안 논의까지 오가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정부 관계자들에게 정상회담과 관련해 “잘 노력해보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남북 통신연락선을 일방적으로 끊은 뒤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서해 우리 공무원 피격, 전방위 해킹 공격,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이어 갔다. 하지만 북한은 27일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면서 이와 관련한 사과나 책임 있는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청와대도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사과 여부에 대해 “앞으로 협의해 나갈 문제”라고만 했다. 북핵 문제도 진전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상황 변화가 없는데 통신선을 복구했다고 장밋빛 남북 관계가 펼쳐질 것처럼 선전한다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우리 정부와 북한은 지난 4월부터 수차례 친서를 교환하며 관계 개선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북 관계 개선'을 치적으로 남기고 싶어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측에선 서훈 안보실장,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나서 북측 채널과 계속 접촉해왔다”고 했다. 지난 5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6월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방한 이후 양측 대화가 급물살을 탔다.

작년 말부터 정부 일각에서는 “남북 대화는 물 건너 갔다”는 얘기가 많았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문 대통령은 선거와 상관없이 북한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했다.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스가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추진했던 것도 남북 대화 추진과 관련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여권 인사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3자 협력을 전제로 대북 문제를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방일이 무산됐지만 계속해서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청와대를 향해 “더 이상 상종 않겠다”며 막말을 퍼붓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 제안에 호응한 것은 북한 내부 상황과 내년 한국 대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까지 감안한 선택으로 보인다. 북한은 대북 제재와 코로나 국경 봉쇄로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노딜’ 이후 유지해온 ‘자력갱생’ 전략으론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한계에 직면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남북 대화를 통해 한국 정부에 식량·방역 지원을 얻는 것은 물론, 바이든 정부엔 제재 수위를 낮추라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형석 대진대 교수는 “자력갱생으로 경제계획을 해봐야 마른 수건 쥐어짜기가 될 수밖에 없다”며 “남북 관계와 미북 관계 개선을 통해 인도적 지원을 받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지낸 유성옥 진단과대안연구원장도 “식량난이 지속되면 주민 불만이 고조되고 체제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을 수용하는 실용적인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남북 정상회담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핵화 등 실질적 성과가 없는 이벤트성 정상회담 추진은 오히려 국내 여론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이날 인터넷에선 정부의 대북 백신 외교 주장이 회자되며 “우리 맞을 백신도 없는데 설마 북한에 퍼주려고 하는 것이냐” “왜 하필 이 시점이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여당과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남북 연락선 개통 소식에 “가뭄 깊은 대지에 소나기처럼 시원한 소식”이라며 “한반도 관계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환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논평에서 “어떠한 관계에서도 물밑 대화는 이루어져야 한다”면서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남북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쇼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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