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盤上의 빚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본선 1회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셰커 九단 / 黑 김명훈 八단

조선일보

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10보>(97~120)=빚이 있으면 괴롭다. 곤마(困馬)는 바둑판 위의 빚이다. 공격자 입장에선 상대 대마가 두 눈[眼]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최대한 추궁해야 한다. 백 △는 참고도 1, 3을 선수한 뒤 4~8로 중앙 흑집을 깨 부채(負債)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 하지만 혼자 생각이었다. 97의 반발로 파호(破戶)당하자 중앙 백은 곤마 신세를 못 벗어난 채 빚이 쌓여간다.

백은 112로 연결할지, 중앙 도생(圖生)을 서둘지 고민하다 100부터 건드려 본다. 106은 무리수. 흑이 109로 120과 110을 차례로 선수하고 ‘가’로 단수 쳤으면 상황 끝이었다. 한숨 돌린 백, 112를 결행하고 본다. 이제 와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113으로 단수 친 수가 정확해 중앙 백이 잡혀선 승부가 결정돼가고 있다.

112 때 흑이 ‘나’로 잇는 것은 위험하다. 백이 ‘다’로 이은 뒤 중앙 대마가 연결해오는 수와 ‘라’에 두어 좌변 흑 2점을 사로잡는 수를 맞봐 역전이다. 실전은 118과 119가 맞보기로 좌변 흑 2점이 살아갔다. 그런데 백은 왜 120으로 즉각 ‘마’ 선수하고 중앙 대마 전체의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를 내일 알아본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