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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학생 피살사건 ‘신변보호’ 허술…순찰시간 제대로 파악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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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범죄…뒷북 대책 내놓은 경찰 '비판' 잇따라

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 신상공개가 결정된 '제주 중학생 살인 사건' 피의자 백광석(48·왼쪽)과 김시남(46) 모습. 2021.07.26.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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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회나 집 주변 순찰했다는데…제도 허점 드러내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에서 발생한 중학생 피살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가족이 경찰에 사전 신변 보호요청을 했음에도 범행을 막지 못해 경찰의 민생 치안에 허점이 드러났다. 특히 사건 발생 보름여 전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해 수용됐는데도 피해자가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진데다, 사건 발생 당일 순찰차 운행시간마저 확인이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잔혹한 범행도 문제였지만, 경찰의 신변보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변보호심사위원회에서 신변보호 결정이 내려지면, 경찰은 일시적인 신변 경호와 피해자 주거지에 대한 맞춤형 순찰을 실시한다. 또 피해자가 법정이나 수사기관에 출석해 진술할 때에도 경찰관이 동행을 해준다. 하지만 살해사건이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가 진행 중에 발생한데다, 잇단 실책으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26일 중학생 A(16)군을 살해한 혐의로 백광석(48)과 김시남(46)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백광석은 헤어진 동거녀(중학생 모친)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해 지난 18일 김시남과 함께 계획적으로 제주시 조천읍 소재 주택에서 A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A군의 어머니는 지난 3일 경찰에 백씨를 가정폭력범으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또 경찰은 5일 신변보호위원회를 열고, A씨와 B군의 주거지에 CCTV 설치와 순찰강화를 결정했다.

하지만 모친의 전 연인에게 살해된 중학생이 신변 보호 요청에도 '스마트 워치'를 받지 못한 가운데, 앞서 ‘재고가 부족했다’는 경찰의 해명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확인 결과, 지난 6일부터 관할 경찰서에서는 1대 이상의 스마트워치 여분이 꾸준히 확보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 CCTV 실시간 감시 안 되고 스마트워치도 미지급

위치 확인장치인 스마트워치는 가장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피해자가 위급할 때 스마트워치를 누르면 실시간 위치추적을 통해 경찰(112)과 연결돼 즉시 출동하게 된다.

현재 경찰이 보유 중인 스마트워치는 동부·서부경찰서에 각각 14대, 서귀포경찰서 8대, 제주경찰청 2대 등 모두 38대다. 경찰청은 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스마트워치를 확대 보급한다. 경찰이 뒤늦게 보완책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더욱이 전과 10범인 백씨의 범죄이력을 감안할 때, 경찰이 적극적으로 A군과 모친의 신변보호에 나섰다면 ‘예고된 범죄’을 막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중간 수사 발표에서 지난 3일부터 사건당일인 18일까지 32회에 걸쳐 주민밀착형 탄력순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탄력순찰은 112신고를 포함해 치안통계를 토대로 경찰 입장에서 순찰시간·장소를 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통해 순찰을 희망하는 시간과 장소를 직접 선택해주면, 경찰이 해당 지역과 시간에 순찰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경찰은 A군의 주거지도 순찰 노선에 포함돼 있으며, 사건 당일에도 A군의 집 앞을 순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 당일 언제 순찰 했는지 구체적인 시간대에 대한 기록은 확인할 수 없다. 탄력순찰은 해당 순찰 거점으로부터 반경 약 50m 안에 순찰차가 접근해 30초~1분 가량 머무르기만 하면 이행했다고 보고, 시스템에 기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순찰기록을 확인하려면, 시스템 운영업체에 문의를 해야 하는데, 수사 목적을 제외하고는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 비난여론 부담됐나? 결국 피의자 신상 공개 결정

경찰은 탄력순찰이 시스템 상으로만 순찰이 이행됐다고 파악될 뿐이지, 몇 시에 누가 했는지 등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주거지 주변을 배회하는 수준으로 형식적인 순찰에 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순찰차의 블랙박스를 확인하는 것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순찰차의 블랙박스 영상 보관 기간은 최대 5일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전에 있던 영상은 자동 폐기된다.

또 이번에 신변보호 요청에 따라, 집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2대도 녹화 기능만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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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공개가 결정된 '제주 중학생 살인 사건' 피의자 백광석(48·왼쪽)과 김시남(46) 모습. [제주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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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피의자의 신상 공개도 논쟁거리가 됐다. 경찰은 당초 두 피의자에 대해 경찰은 신상공개 지침 상 '잔인성'과 '공공의 이익'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었다.

하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국민적 비난여론이 확산된 데다, 수사과정에서 ‘청테이프’를 미리 구입한 사실을 포함해 공모관계와 계획범죄에 대한 증거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신상정보(이름·나이·얼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 경찰청 “범죄 피해자 보호 종합계획 마련하겠다”

한편 경찰청은 최근 '제주 중학생 살인 사건'을 계기로 신변보호 강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신변보호 대책은 크게 3가지다. ‘위험성 판단 체크 리스트’를 보완해 현장에서 신변호보 필요성을 정확히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신변보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스마트워치를 추가 보급하기로 했다. 현장을 상대로 ▷관서별 실시간 스마트워치 재고 관리 ▷신변보호 실태 현장점검 ▷담당자 교육 등도 진행한다. 신변보호용 CCTV는 실시간 모니터링과 위험 알림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특정인 안면을 인식할 수 있는 인공지능형 CCTV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내실있는 범죄피해자 보호 종합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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