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코로나 이겨낸 그녀들의 칼끝…은빛으로 빛났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2020 도쿄올림픽 ◆

매일경제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최인정(오른쪽)이 에스토니아 카트리나 레히스에게 날아 찌르기 공격을 하고 있다. [지바 = 한주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이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은 2012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이다.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을 꺾으며 우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결승전 상대인 에스토니아의 벽에 막혔다.

최인정(31·계룡시청), 강영미(36·광주광역시 서구청), 송세라(28·부산광역시청), 후보 선수 이혜인(26·강원도청)으로 구성된 여자 에페 대표팀은 27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결승전에서 에스토니아에 32대36으로 아깝게 패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펜싱은 지난 24일 남자 사브르 개인전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의 동메달 이후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에스토니아는 이날 여자 에페 단체전 우승으로 올림픽 펜싱에서 사상 첫 금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한국 에페 대표팀은 최고의 팀워크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맏언니 강영미는 허리 최인정·송세라, 막내 이혜인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강영미는 30대 접어들어 태극마크를 달았을 정도로 대기만성형 선수였지만 따뜻한 리더십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2016년 말부터 대표팀에서 여자 에페 선수단을 이끈 장태석 코치(53)도 이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었다.

이번 결승전은 최인정으로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한국팀 '에이스'인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여자 에페 막내로 참가해 은메달을 땄다. 최인정은 당시 22세의 나이로 신아람·정효정·최은숙 등 언니들과 결승까지 올랐다. 당시 패배를 안긴 팀이 중국이었다. 대표팀은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을 꺾으며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지만, 마지막 라운드 승부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번 승부는 박빙이었다. 마지막 9라운드 직전까지 팽팽한 동점 상황이 이어졌다. 1라운드에서 최인정이 첫 주자로 나서 2대4로 마무리했으나 2라운드에 출전한 강영미가 베테랑답게 과감한 공격을 시도하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3라운드에서 송세라가 압도적인 기량을 펼치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양 팀은 송세라가 출전한 8라운드에서 동점으로 마무리했다. 마지막 9라운드 주자인 최인정은 만회를 노렸으나 27대3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올림픽 이전까지 이들은 숱한 난관을 거쳤다. 여자 에페 대표팀에선 지난해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그랑프리대회에 출전했다가 귀국한 뒤 선수 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멤버 중엔 강영미와 이혜인이 당사자였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당시엔 모두가 예민할 때라 확진 사실이 알려지면 따가운 시선이 뒤따랐다. 이들에겐 '국가대표 선수 중 첫 확진'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수확한 펜싱 대표팀의 금메달을 향한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여자 에페 대표팀의 은메달은 단체전을 앞둔 남자 사브르 대표팀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은 28일 오전 11시 25분부터 시작된다.

[도쿄 = 조효성 기자 / 서울 = 강영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