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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위반' 첫 유죄 선고… "표현의 자유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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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세 통잉킷, 테러·분리독립 선동 혐의 유죄

배심원 없이, 친중 장관 지목 대법관이 선고

NYT “홍콩, 표현의 자유 종말의 시작” 비판

세계일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으로 처음 유죄 판결을 받은 퉁잉킷씨가 지난 6일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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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반대 시위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경찰에게 돌진한 남성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지난해 6월 30일 홍콩보안법이 발효된 이후 처음 나온 유죄 판결이다. 무기징역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홍콩 고등법원은 전직 음식점 종업원인 통잉킷씨(24)에게 테러와 분리독립 선동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통씨는 지난해 7월1일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슬로건이 쓰인 깃발을 든 채 오토바이를 타고 경찰에게 돌진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 왔다. 7월1일은 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주권반환일로, 지난해 이날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가 전역에서 열렸다.

재판부는 판결을 통해 “(통씨는) 슬로건 다른 사람들에게 분리독립을 선동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며 “공공의 안전이나 보안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위험한 행위로, 두 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통씨 변호인 측은 “돌진은 우발적이었으며, 슬로건이 반드시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량은 추후 선고될 예정이며, 재판부는 오는 29일 감형 청원을 듣는다. 홍콩보안법에 따르면 통씨는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6월30일 홍콩보안법이 발효된 후 첫 판결 사례여서 관심을 모았다. 통씨는 홍콩보안법으로 기소된 첫 사례이기도 했다.

이번 재판은 친중파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직접 지목한 3명의 전담 판사에 의해 진행돼 논란이 됐다.

배심원도 없었다. 그간 홍콩법원은 중대 범죄에 배심원을 참석하도록 했지만, 홍콩 사법당국은 배심원의 신변안전을 이유로 판결에 배심원단을 참석시키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배심원 없는 재판’의 근거조항도 홍콩보안법 46조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60명이 넘는 사람들이 홍콩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NYT는 “이들의 재판 과정에서, 홍콩법원이 그간 자랑해 온 공정성과 독립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무너뜨릴지 드러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권 운동가들은 이번 판결이 홍콩 내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앰네스티 아시아의 야미니 미슈라는 NYT에 “널리 사용되는 정치적 슬로건이 새겨진 깃발을 들었다는 이유로 통씨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것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홍콩 내 표현의 자유 종말의 시작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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