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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단체 “청년을 핑계 삼아 공정을 팔지 말라”…건보 사태 공동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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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건보 고객센터 직영화 잇단 지지 성명

[경향신문]

2017년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반발 여론부터 올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인기까지 ‘공정’과 ‘능력주의’는 청년을 호명하는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다. 1980~2000년대 출생한 청년, 이른바 ‘MZ세대’는 능력에 따라 차별을 하는 게 마땅하고 시험을 치르지 않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언론에 비쳤다. 27일 전국의 35개 청년단체가 이 같은 흐름에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청년 핑계는 그만두라”며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콜센터) 직영화와 노동자 직접고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14일 한국지엠과 현대차 하청업체 등에서 일하는 청년 노동자 7명이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지난 21일 청년 629명이 선언문에 연명한 데 이어 청년단체들도 공동 성명을 낸 것이다.

건보의 고객센터 직영화에도 공정 논란이 불거졌다. 건강보험 상담은 가입자가 시민들이라는 점에서 공공성이 강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룬다. 반면 민간위탁이 되면서 노동강도는 세졌고 처우는 나빠졌다.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 불안도 계속됐다. 노조는 건보 고객센터도 직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규직 노조가 반대했고, 김용익 이사장은 결단을 내리지 않은 채 상호 대화로 풀자고 했다.

이번 성명에서 청년단체들은 ‘공정 주장’이 청년 전체를 대변하지 않으며, 실제 청년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도 관련이 없다고 했다. 대다수 청년들이 원청-하청 관계 속에서 불안정한 고용과 사용자 책임이 불명확한 상태로 비정규직 노동을 하고 있는데 ‘공정 주장’은 이를 외면하고 사용자의 책임 회피성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청년단체들은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평생의 삶을 보장받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비정규 노동으로 내몰리거나 무한 경쟁의 삶을 살아내야 하는 것이 과연 공정하냐”며 “한국 사회가 진정 주목해야 하는 것은 시험에 응시할 시간과 돈조차 없는 청년들이 느끼는 절망과 박탈감”이라고 했다.

청년단체들은 “지금 이 순간도 청년들은 비정규 노동구조 속에서 열악하고 위험한 노동환경에 노출돼있고, 극심한 경쟁에 빠져 삶의 희망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엔 청년 629명이 선언문을 통해“절대 다수의 청년들은 공무원이나 공기업 정규직 같은 안정된 일자리를 얻기 위해 기약 없는 수험생활을 몇 년씩 할 만큼 경제적 여유가 없다”며 “당장 생계를 잇기 위해, 심지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노동을 해야 하는 청년노동자들에게 ‘너희는 경쟁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니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사회적 폭력”이라고 했다.

고객센터 노조는 지난 1일부터 3차 파업을, 지난 23일부터는 이은영 수석부지부장이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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