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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하루 손님 2명뿐"…대구는 다시 끝 모를 코로나 수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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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끊긴 번화가…자영업자와 시민 피로감 커져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지난 일요일부터 하루 손님은 2명뿐입니다."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 골목의 40대 술집 사장은 27일 거리두기 단계 강화 여파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어 "국가에서 주는 자영업자 지원금은 여러 복잡한 조건 탓에 한 번도 못 받아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나아지기만을 기다렸는데, 빚으로 빚만 막고 있다"고 말하는 그의 한숨은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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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가게
[연합뉴스 자료사진]



비수도권에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된 이 날 저녁 대구지역 상인들의 표정은 먹구름처럼 어두웠다.

남구의 40대 분식집 주인은 "이 조치가 얼마나 갈지 너무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기조가 왔다 갔다 하고 예측이 안 되니 어렵다"며 "방학이라 애들이랑 부모님이 많이 와야 하는 데 단계 강화 얘기가 나오면서 그나마 하루 30개 팀이던 홀 손님이 어제부터 뚝 끊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가의 모습만 봐도 분위기는 을씨년스러웠다.

이날 오후 6시께 찾은 동성로 클럽 골목은 전체 50여 개 술집의 3분의 1가량은 휴가를 떠났거나 휴업을 한 모습이었다.

문을 연 가게들에서도 손님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한 헌팅포차 직원은 "평소 오후 7시 문을 열다가 영업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다. 오늘부터 오후 4시부터 문을 열었지만, 아직 첫 손님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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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받으세요'
[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시민들의 피로감도 커져 보인다.

동성로를 즐겨 찾는다는 한 20대는 "굳이 비수도권까지 단계조정을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득실거리는 곳은 사람들이 알아서 안 갈 텐데, 정부가 상인들을 생각해서 확실한 방역수칙을 세우고 영업은 자율적으로 맡겨도 충분하지 않았냐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퇴근길이라는 한 30대 직장인은 "코로나가 진정세를 보이며 경기가 풀리는 것 같아 좋았는데 다시 확산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이로 인해 휴가 계획마저 취소돼 우울하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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