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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티 새 총리 ‘최악 경제난’ 레바논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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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재벌 출신의 노련한 정치인

코로나에 폭발 참사 겹쳐 민심 들끓어

세계일보

“내겐 요술 지팡이가 없다. 혼자서는 기적을 일으킬 수 없다.”

나지브 미카티(65·사진)는 26일(현지시간) 레바논 총리로 지명된 뒤 성명을 내고 이렇게 밝혔다. 최악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국민적 결속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해석했다.

레바논의 경제위기는 2019년 말 시작돼 꾸준히 악화하고 있다. 국가부채 급증과 통화가치 하락 속에 수입 의존도가 큰 레바논 물가는 월급쟁이들이 버티기 힘든 수준으로 올랐다. 의약품·연료·전기 공급난도 심각해지면서 빈곤율이 급증했다. 2019년 일어난 반정부 시위는 2005년 ‘백향목 혁명’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몰고 온 생산활동 침체, 200여명의 사망자를 낸 베이루트항 폭발 참사가 겹치며 민심은 더욱 들끓었다. 참사 책임을 지고 내각이 총사퇴한 뒤 새로 총리로 지명된 인물들은 각각 한 달, 9개월 만에 내각 구성도 못 한 채 물러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시위대는 엘리트층 바깥의 인물이 총리가 되기를 원했지만, 의회는 억만장자 재벌 출신의 노련한 정치인 미카티를 구원투수로 택했다. 레바논 정치 체제는 여러 종파가 권력을 분점하는 형태인데, 미카티는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사드 하리리 전 총리 등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았다고 NYT가 전했다. 의원 118명 가운데 72명이 그를 지지했다.

미카티는 2005년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가 암살된 후 임시총리를 맡았고, 2011∼2013년에도 총리를 지냈다. 정치권 입문 전 부동산, 통신 등 사업을 벌인 그의 순자산은 27억달러(약 3조원)에 이른다고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전했다.

1달러당 환율이 2만2000파운드에서 1만7000파운드로 하락하는 등 시장은 긍정적 신호를 나타냈다. 그러나 미카티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정치·개혁 프로그램을 내놓으려면 내각 구성이라는 관문부터 통과해야 한다. 미카티는 “국제적 확약을 받았다”고 밝혀 서방 주요국과 협의가 끝났음을 시사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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