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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관왕' 김제덕…아파트 특공 자격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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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이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단체 4강전에서 결승진출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2021.7.26 [도쿄/한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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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이 '로또'로 불리는 특별공급 청약자격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주택 젊은층을 중심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일정 이상의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기관 추천 특별공급을 통해 청약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기관 추천은 선수 개인이 직접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속한 연맹이나 협회를 통해 신청하면 해당 단체가 시행사에 명단을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김제덕(17·경북일고)의 경우 본인이 직접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양궁협회를 통해 추천받아 신청할 수 있다. 실제로 이달 초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에는 세종자이 더 시티 특별공급 대상자를 모집하는 공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공문에 따르면 올림픽대회, 세계선수권대회(국제경기연맹, 국제대학스포츠연맹, 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등이 주최하는 대회) 입상자는 기관 추천을 신청할 수 있다. 단체경기의 경우에는 15개국 이상, 개인경기인 경우에는 10개국 이상이 참가한 대회에서 3위 이상의 성적으로 입상한 우수선수에 한해 신청할 수 있도록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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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뛴 세종시 일대 아파트 공사 현장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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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어 최근 무주택자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세종자이더시티 분양이 대상이 된다. GS건설컨소시엄이 공급하는 세종자이 더 시티에 대해 부동산업계에서는 당첨자들이 '4억 로또'에 당첨되는 수준의 시세 차익을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가 4억2000만~4억700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인근 같은 면적의 아파트는 8억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세종이 전국에서 청약이 가능하다는 점과 공무원 특별공급 폐지 후 첫 공급단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다만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 중에서는 세종자이 더 시티 특별공급을 신청한 선수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세종시에 양궁팀이 없어서 그런지 선수들 신청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제도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결국 아파트 가격 급등 때문이다. 최근 전세난과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주거 불안정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미 연금 등의 혜택을 받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특별공급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통해 아파트를 구하게되면 실수요자들의 박탈감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기관추천 특별공급 결정 여부는 지자체장이 결정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의무 사항은 아니고 지자체장이 결정하면 되는데 전용면적 85㎡ 이하 물량 중 최대 10%까지 기관추천 특별공급 물량으로 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단지가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면 기관 추천 특별공급 물량이 배정되지 않는다.

지금 당장은 기관 추천 특별공급을 신청하지 않았더라도 협회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선수는 입지, 가격 등을 감안해 청약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셈이다.

우수선수가 특별공급 대상에 포함된 것은 1983년부터다. 신청자가 많아 각 체육협회는 우수선수 주택 특별공급 추천 기준을 마련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기관 추천의 경우 사전에 '교통정리'가 되기 때문에 신청 건수가 배정 물량을 초과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체육계에서는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해야 특공 대상 지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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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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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세종자이 더 시티에는 모두 15명의 선수가 신청했다. 이 가운데 점수순으로 당첨자 1명, 예비당첨자 5명이 정해진다. 그러나 특별공급 기관 추천으로 아파트에 당첨된 선수가 있는지도 확인이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당첨자 명단에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있다"며 "어느 기관이 추천했는지는 따로 남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청약시장에 대한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2018년 초 청약이 진행된 '디에이치 자이 개포'에서도 기관 추천 특별공급 물량이 배정되면서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연금에 CF광고 수입에 격려금까지 받는데 '로또 아파트' 청약에서도 앞서가느냐"는 불만이 제기됐다.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해 연금점수 90점을 획득하면 해당 선수는 월 100만원 또는 일시금 6720만원의 연금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 공식 포상금 6300만원과 체육협회, 기업들이 제공하는 격려금이 더해진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여자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최민정은 일시 장려금으로 1억8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선수들이 국제대회를 위해 흘린 땀방울은 인정받아야 한다"면서도 "사회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공급 대상자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포함돼야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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