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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인구 187만명 ‘유도’ 강국 코소보…강대국 사이서 종합 10위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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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국 일본 잡고 여자 유도서 ‘금’ 2개

내전의 아픔 딛고 종합순위 10위 등극


한겨레

26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준결승전에서 요시다 츠카사(일본)과 자코바 노라(코소보)가 실력을 겨루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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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9), 중국(9), 일본(9), 러시아올림픽위원회(5), 영국(4), 대한민국(3), 오스트레일리아(3) 캐나다(2), 프랑스(2) 그리고 코소보(2).

27일 기준 금메달 개수를 기준으로 나열한 2020 도쿄올림픽 국가별 종합순위다. 선진국 또는 강대국이라 평가받는 국가들 틈에서 코소보는 유도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해 단독 10위에 올랐다. 특히 2개의 메달 모두 ‘종주국’ 일본을 넘기고 따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디스트리아 크라스니키(26·여)는 24일 유도 48㎏ 경기에 출전해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일본의 도나키 후나(26)를 상대로 허벅다리걸리로 절반을 따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도에서 전 종목 석권을 이뤄내겠다는 일본의 꿈을 좌절시킨 것이다. 자코바 노라(28) 역시 26일 유도 57㎏ 준결승에서 일본의 요시다 쓰카사를 절반승으로 이기고 결승에서 사라레오니에 시지크(23·프랑스)를 상대로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인구 187만명의 소국인 코소보는 오랜 기간 내전으로 고통받은 역사를 가진 나라다. 1990년대 말 옛 유고 연방이 해체될 당시 세르비아에서 분리·독립하려다 세르비아의 ‘인종청소’로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 1만3000여명이 죽고, 100만여명이 난민으로 전락하는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1999년 6월12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병력이 개입해 세르비아를 공습한 뒤에야 내전은 종식됐고, 유엔이 개입해 세르비아와 평화협정을 맺은 뒤 2008년에야 독립을 선언할 수 있었다.

코소보는 201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독립국으로 인정받아 2016년 리우 대회부터 출전할 수 있었는데, 첫 올림픽 출전에서도 여자 유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마일린다 켈멘디가 여자 유도 52㎏에 참가해 조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는데 코소보의 처음이자 유일한 금메달리스트였다. 앞서 켈멘디는 2012 런던 대회에 알바니아 대표로 출전했다. 켈멘디의 금메달 획득은 유도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을 높여 코소보가 유도 강국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켈멘디는 도쿄올림픽 누리집에 실린 사전 인터뷰에서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유도 강국들로부터 많은 제안을 받았다. 수백만 달러 가치의 제안들이었지만, 제 코치와 저는 코소보에 남는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우 대회 때 켈멘디는 코소보를 대표하는 유일한 유도 선수였으나 이번에는 그를 포함해 다섯명이 출전했다. 그는 올림픽이 열리기 전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한결 편해졌다. 나는 더이상 혼자가 아니다. 적어도 한명 이상은 성공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예측이 맞았던 셈이다.

코소보는 금메달 2개로 이미 2016 리우 대회 성적을 넘어섰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6개 종목(유도, 수영, 육상, 복싱, 사격, 레슬링)에서 11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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