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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맥스트 ‘따상’ 알체라 ‘폭락’···혼돈의 메타버스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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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트 상장 직후 상한가 치솟아

알체라는 "관련 없다" 공시에 -25%

'메타버스 꼬리표' 따라 주가 희비

"관련기업 대부분 적자···투자 주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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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라는 이름 하나가 비슷한 개발 역량을 갖춘 기술주들의 주가를 크게 흔들어놓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을 강조한 새내기 상장 기업 맥스트(377030)는 공모가의 160%가 오른 ‘따상’을 달성한 반면 메타버스와 ‘직접’ 관련은 없다고 선을 그은 알체라(347860)는 같은 날 하한가 수준까지 주가가 추락했다.

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맥스트는 오전 9시 장이 열리자마자 시초가가 공모가(1만 5,000원)의 2배로 형성된 후 곧장 상한가(30%)인 3만 9,000원으로 직행하는 따상을 달성했다. 장중 700만 주가 넘는 매수 물량이 쌓였지만 매도 물량은 극히 적어 하루 거래량은 4만 6,000여 주에 그쳤다. 그 결과 맥스트는 장이 끝나는 오후 3시 30분까지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주가가 유지됐다. 같은 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영상 인식 솔루션 기업 알체라의 경우 정반대의 상황을 겪었다. 최근 급등세를 탄 알체라는 이날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전 거래일 대비 25.09% 급락한 3만 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 21일 상장 이후 하루 하락 폭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기업의 상반된 분위기는 메타버스라는 단어와 관련 깊다. 메타버스란 가상·추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맥스트는 신규 상장을 위한 공모를 진행하면서 국내 최초로 증강현실(AR) 개발 플랫폼을 상용화한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메타버스를 내세웠다. 코스닥 상장을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소프트웨어 고도화 등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덕분인지 맥스트는 일반 대상 공모주 청약에만 6조 원이 몰리며 평균 3,381 대 1이라는 기록적인 청약 경쟁률로 마감되기도 했다.

반면 이달에만 주가가 52% 상승했던 알체라는 이날 오전 “메타버스와 관련된 직접 사업 모델은 없다”는 요지의 공지문을 회사 홈페이지 등에 내걸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회사는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손꼽히는 네이버제트의 ‘제페토’에서 3차원 전신 인식 기술을 독점적으로 탑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메타버스 관련 주’로 묶였지만 이날 메타버스 산업과 선을 긋는 발언을 하면서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말그대로 메타버스와 관련이 있느냐 없느냐가 두 기술 기업의 주가 방향을 크게 가른 셈이다.

메타버스라는 이름표가 이토록 파괴력을 가진 이유는 산업 성장성이 놀라울 정도로 크다는 점이 꼽힌다. 추정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 세계 XR(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MR을 아우르는 개념) 시장의 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해 3년 후에는 6~10배로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는 우리가 경험했던 인터넷의 새로운 버전”이라며 “이 정도 성장률이라면 주식시장 투자자가 ‘텐 배거(10배 수익)’ 종목을 찾을 수 있는 기회의 영역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관련 주’를 찾아가는 과정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도 경고한다. 메타버스라는 이름만으로 과대평가될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메타버스 관련 주로 거론되는 주요 소프트웨어·콘텐츠 기업들은 대부분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주가는 기대감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할 수 있다. 이종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각광받는 로블록스 등 대규모 이용자 기반의 글로벌 메타버스 기업 역시 아직은 적자 기조”라며 “자이언트스텝(289220)이 최근 주가가 강하게 상승한 것은 메타버스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대한 선제적 기대감이 투영돼 있기 때문이지 실적과는 별개”라고 지적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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