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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北통신선 복원에 누리꾼 "왜 지금"…'백신 퍼주기?' 의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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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머니투데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4월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를 걸으며 담소를 나눴다. 남과 북 양 정상은 이날 세계 유일 분단국가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2018.4.27/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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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10시를 기해 남북간 통신연락선이 전격 복원됐다. 지난해 6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연락선을 끊은 지 13개월 만이다. 청와대는 지난 4월부터 친서를 주고받은 남북 정상 간 긴밀한 소통의 결과라 설명했지만, 갑작스런 소식에 누리꾼들은 "왜 하필 지금"인지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점이 회자되면서 "백신 공급만큼은 안된다"는 비판적 의견도 눈에 띈다.


누리꾼 "왜 하필 지금?" "北, 속셈 있지 않겠나"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남과 북은 27일 그간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락선 복원은 북한 당국이 지난해 6월9일 한국 내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통신선을 일방 차단한 지 413일 만의 일이다. 북한은 연락선을 차단하고 1주일 뒤엔(16일) 개성 소재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폭파했다.

정부는 이번 연락선 복원이 악화하던 남북 관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통신연락선 복원을 환영한다"며 "남북 간 소통이 다시는 중단되지 않고, 복원된 연락선을 통해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고 합의사항들을 실천해 나갈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은 정부 발표를 곧이곧대로 수용하지 못하는 표정이다. 남북 간 훈풍과 반목이 거듭된 그간의 행보에 비춰 환영은 이르다는 지적이다.

포털사이트에 보도된 관련 기사 댓글에서 한 누리꾼은 "북한은 그동안 우리의 선의를 온갖 욕설과 막말, 연락사무소 폭파, 비핵화 합의 파기로 갚으며 모욕했다. 북한에 걷어차이면서도 저자세로만 일관하는 문재인 정부는 최소한의 자존심도 없나"라고 지적했다.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에 따른 피해 배상 요구도 있었다. 연락사무소 폭파 당시 일각에선 피해액을 18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다른 누리꾼은 댓글에서 "연락사무소 폭파에 사과하고, 피해를 보상하기 전에는 북한과 어떤 교류나 대화도 하면 안 된다"고 적었다.


"백신 공급 만큼은…우리 맞을 분량도 없지 않나"

이런 와중에 최근 문 대통령이 북한과 관계를 '백신외교'로 풀겠다고 발언한 점이 회자되며 누리꾼들 사이 부정적 반응을 키우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인터넷판에 게재된 미국 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은 상호신뢰로 이어졌다"며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힐 수단으로 백신 공급을 위한 외교적 협상을 언급한 바 있다.

누리꾼들은 '백신은 안된다'는 반응이다. 이런 반응엔 당장 우리나라가 모더나 등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누리꾼은 관련 기사에 "우리 맞을 백신도 없는데, 백신을 주기로 했다면 정말 큰 문제"라고 댓글을 남겼다. 다른 누리꾼도 "왜 지금 시점에 연락선을 복원하는지 의문"이라며 "우리 맞을 백신도 확보 못했는데 정부가 혹시 백신을 준다고 할지 몰라 걱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남북관계의 청신호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친여 성향 누리꾼이 많이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의 한 이용자는 "연락선 복원은 북한 스스로 도발을 지양하겠다는 의미"라며 "어쨌든 대남도발 가능성을 줄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한편 정치권에선 이번 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정상회담을 가질지 주목하고 있다. 통일부 산하 남북회담본부에 영상회의시스템이 마련돼 있는 만큼 화상회담 형식도 거론된다. 여권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인터뷰에서 "남과 북이 함께 동시에 관계 개선을 언급했다는 건 두 정상의 만남을 기대해도 좋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내다봤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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