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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남북, '하노이 노딜·연락사무소 폭파' 딛고 관계 회복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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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50년…연락채널 복원으로 '하노이 노딜' 뒤 이어진 내리막길 반전 기대

코로나19로 대면회담 어려워 화상회의 가능성…'연락사무소 폭파' 짚고 넘어가야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정래원 기자 = 13개월여간 끊어져 있던 남북 연락 채널이 27일 복원되면서 남북관계가 오랜 교착국면에서 벗어나 회복될지 주목된다.

남북관계는 2018년 세 차례 정상회담으로 전에 없이 가까워졌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내리막길로 들어섰고 지난해 6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파국을 걱정해야 할 지경까지 몰렸다.

북한이 과거에도 연락채널 복원으로 대남관계에 다시 시동을 거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단순히 채널 복원을 넘어 관계 복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특히 연락채널 복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남북 정상의 의지를 등에 업고 관계가 급반전을 이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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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연락채널 (CG)
[연합뉴스TV 제공]



청와대에 따르면, 남북 정상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 교환을 통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하루속히 남북 간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진전시켜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4월부터 친서를 교환했다는 것을 포함해서 보면 현 교착 상태를 바꿔야겠다는 의지가 남북 양쪽에 있다는 게 확인된 것"이라면서 "그게 출발점, 기폭제가 되어서 현 상황을 바꿔 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북은 과거 연락채널 복원에 이어 남북고위급회담을 필두로 각종 회담을 개최하며 관계 복원에 속도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사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 등 보건 협력, 개별관광 등 남측이 제안해 온 여러 사업들이 북측의 반응이 없어 묶여 있는 상황이긴 하다.

또 6·25 전사자 유해 공동발굴 작업이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 왕래 등 9·19 군사합의에 따른 협력사업도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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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TV 제공]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서 북측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호응해올 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여전히 국경을 봉쇄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한이 대면 회담을 꺼린다면 비대면 방식으로라도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화 채널을 복원하려면 코로나19 상황이라는 제약 조건을 슬기롭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면 접촉이 제한되니 남북 간 대화와 협상을 원활히 하도록 화상회의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도 지난해부터 내부 회의를 화상 방식으로 진행하거나 국제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이 일단 비대면으로 만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6월 발생한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남북관계의 '건강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통일부는 북측에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아직 이와 관련한 북측의 입장이 확인된 것은 없다. 이날 판문점 채널이나 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한 소통에서도 관련된 사항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관련 질문에 "남북간 현안 문제들에 대해 앞으로 논의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후보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남북이 서울-평양 상주 대표부 설치에 합의한다면 북한이 남측에 평양대표부를 설치할 땅을 공여하는 방법으로 연락사무소 배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에선 남측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내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는 1971년 적십자접촉으로 시작된 남북대화의 역사가 50년이 되는 해다.

파국의 위기를 딛고 연락채널 복원으로 반전의 계기를 맞게 된 남북이 어디까지 관계개선의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지 주목된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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