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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대한민국 그린성장을 견인하는 글로벌 탄소중립도시 실험장으로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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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새만금에 드디어 첫 도시가 들어선다. 2024년에 완공될 스마트 수변도시 얘기다. 개발계획과 실시계획이 통합된 통합개발계획 승인으로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부지의 매립을 시작한 건 2020년 12월. 1991년 11월에 새만금 방조제를 착공했으니 새만금사업 개시 후 30년 만이다.

전북민이 30년 희망고문이라 성토할 만큼 진행이 지지부진했던 새만금개발사업. 지체된 가장 큰 이유는 새만금이 바다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개발사업은 땅만 구입하면 착공할 수 있지만 새만금은 바다니까 없는 땅을 만들기 위해 매립부터 해야 한다. 그것도 대규모로 말이다(자그마치 서울의 2/3배, 파리의 4배 면적이다). 이를 이전에는 민간투자에 맡겨 왔다. 하지만 투자유치에 어려움이 컸다. 규모만큼 공사 자체가 어렵고 돈은 막대히 들면서 회수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려 투자대상으로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

사업 활성화에 물꼬를 튼 건 문재인 정부 들어서다. 2018년 3월에 공공이 주도하여 개발할 수 있도록 새만금사업법을 개정하였다. 본 개정법 근거로 9월에는 새만금개발공사(SC)라는 공기업을 만들어 새만금 개발을 전담토록 했다. 새만금개발공사가 선도하여 매립하고 인프라를 구축해 토지를 공급함으로써 투자리스크를 상쇄하자 투자시장의 반응이 바로 뒤따랐다. 민간기업의 참여와 공동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새만금개발공사가 자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여 어떤 정부가 들어서던 사업을 일관되게 진행할 수 있는 안정성과 지속가능성까지 갖춰 놨다. 같은 해 10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을 방문해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열어 국가 차원의 정책동력을 집중하였으며 12월에는 세종에 있던 새만금개발청 청사까지 새만금으로 옮겨 현장과의 괴리없이 실효성 높은 정책수립 기반을 강화했다.

이렇게 공공주도로 전환한 후 추진한 선도사업이 바로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다. 스마트 수변도시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워터프론트 지능형 친환경도시다. 도시 공간의 35%를 녹지와 수변공간으로 조성하고 상호 연계하여 최고 수준의 블루-네트워크형 생태도시 구조로 설계했다. 호수, 수로, 인공해변 등 물을 테마로 특화하여 도시 어디서든 걸어서 10분 안에(500m 내) 물가에 갈 수 있는 물의 도시다. 또한 우리나라가 20년 가까이 스마트도시를 추진하면서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도시 서비스를 도입한다. 도시 내 모든 정보를 수집·가공 및 연계·분석하여 서비스를 제공하여 스마트도시의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도시통합운영센터를 구축하는데 여기에 데이터센터와의 연계 등을 통해서 기존 스마트도시가 미흡했던 에너지 실시간 모니터링 및 재생에너지 수급관리 지능형서비스를 최초로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의 일환으로 새만금은 디지털트윈을 재생에너지 시스템에 연계하여 운영하기 위한 연구개발 및 실증사업을 올초부터 본격 추진 중이다.

가장 진취적이고 실험적인 건 새만금에서 생산하는 풍부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세계 최초 격의 탄소중립도시 실현이다. 새만금은 현재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발전설비를 구축하여 세계 최대 규모인 3GW 급의 발전단지를 조성 중이다. 이는 약 17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새만금 수변도시가 인구 2만5천명에 주택 10,990호 규모이니 새만금에서 생산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면 이론상 에너지자립과 탄소중립이 충분히 가능하다.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개발공사는 국토연구원 등 전문기관과 함께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탄소중립 기본계획 수립 중이며 내년 봄에는 초안이 나올 예정이다. 도시공간 단위에서 프로젝트성이 아닌 공식적이고 실천적인 탄소중립 실현계획을 수립하는 것 또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선도형 정책이다.

늘 그렇듯 회의적 시각도 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및 효율 문제, 태양광 폐모듈 처리 문제, 수생태계 교란을 비롯한 환경문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극복해야 할 기술적 과제이지 새만금 중심의 국가 탄소중립, 친환경·에너지 전환 정책을 전면 중단해야 할 논거가 될 수 없다. 기술로 인한 문제는 결국 기술과 공학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린성장과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분명한 글로벌 메가트렌드다. 더 이상 기후환경계 만의 목소리가 아니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확정했다. EU는 당장 2026년부터 탄소국경세 도입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추구와 ESG 경영 도입, RE100 참여가 확산되고 있다. 탄소중립 트렌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화에 적극적으로 앞서는 건 오히려 생존의 기로에 놓인 경제·산업계다.

탄소중립이 국제사회의 이행 규칙으로 강화되고 있음에 따라 세계 최대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지닌 새만금에 대한 수요와 투자는 세계적으로 확장될 것이다. 이때 복합개발용지에 조성될 스마트 수변도시의 역할은 자연과 기술과 사람을 모으는 탄소중립도시, 물의 도시, 스마트도시로서 매우 중요하다. 이 중 상징성과 영향력이 가장 큰 탄소중립도시에 대한 국내 추진 실적과 축적된 역량은 수변도시와 스마트도시에 비해 매우 적다. 더군다나 앞서 언급했듯이 신재생에너지 기술은 기존에너지를 대체하기에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은 초기단계 기술이며 동시에 각 기술 요소의 발전 속도 또한 매우 빨라 대규모 기술개발 투자가 지속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도시라는 공간 단위에서 신재생에너지원이 기존 발전원을 대체하면서 전력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단계에 진입하기까지 수많은 기술적 도전과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도시 단위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 단위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제 탄소중립 혁신기술의 연구·개발과 함께 이를 실제 공간에 적용하고 오류와 문제점을 확인 및 개선해 나아가는 반복적인 시행착오(trial and error) 과정을 수행해야 할 실험공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개발과 실증·시험을 함에 있어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는 최고의 실험장이다. 새만금개발공사를 중심으로 하는 안정적이고 일관된 개발 체제를 마련하여 외형적(HW) 조건은 궤도에 오른 만큼 이제는 국가가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융합형 탄소중립 R&D 투자(SW)를 통해 다양한 탄소중립도시 혁신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할 때이다. 이로써 새만금이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견인하고 그린성장을 실현하는 글로벌 신산업 중심지로 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국토연구원 이정찬 부연구위원(도시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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