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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메르켈과 음악축제 찾은 ‘오페라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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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집권 16년 마감하는 메르켈

남편과 나란히 바이로이트 축제 방문

세계일보

25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가 남편 요아힘 자우어 교수와 함께 남부 바이로이트에서 열린 음악축제에 참석했다. 바이로이트=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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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에도 독일 남부 바이로이트에 어김없이 ‘오페라의 유령’이 나타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남편 요아힘 자우어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양자화학)한테 독일 언론이 붙인 별명이 바로 오페라의 유령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의 오페라 작품을 주로 공연하는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때에만 그를 볼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2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오는 9월 퇴임할 예정인 메르켈 총리가 자우어 교수와 부부동반으로 바이로이트 축제 개막작인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공연을 관람했다.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객석을 지킨 이날 공연은 마침 우크라이나 출신 여성 지휘자 옥사나 리니브가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았는데, 1876년 축제 시작 후 145년 만에 처음 여성 지휘자가 탄생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메르켈 총리는 평소 즐겨 입는 주황색 계통의 재킷에 긴 검정색 치마 차림이었다. 동행한 자우어 교수는 유럽 3대 음악제 중 하나인 바이로이트 축제의 권위에 걸맞게 말끔한 양복 정장을 택했다.

2005년 집권한 메르켈 총리가 약 16년간 권좌를 지키는 동안 이들 부부가 공식석상에 함께 선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지난 6월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자우어 교수가 메르켈 총리와 동행하자 영국 언론들이 “메르켈의 남편이 이례적으로 부인과 국제적 행사에 동행했다”고 보도를 쏟아냈을 정도다.

실제로 자우어 교수는 부인의 정치활동과 관련해 잘 나서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외신은 “자우어는 자신의 연구와 관련된 것이 아니면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며 “정치 관련 질문을 받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자우어 교수가 1년에 한 번씩 메르켈 총리와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는 행사가 바로 바이로이트 축제다. 메르켈 총리는 오페라 팬이자 바그너의 음악을 무척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편도 비슷한 취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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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가 남편 요아힘 자우어 교수와 함께 G7 기념 조형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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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는 오는 9월 독일 총선 직후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이날 모처럼 부부동반으로 오페라 극장을 찾은 메르켈 총리의 얼굴 표정에서 후련함을 느낄 수 있었다면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올해 67세인 메르켈 총리의 본명은 ‘앙겔라 카스너’다. 1977년 첫 남편 울리히 메르켈과 결혼하며 아버지의 성(姓)을 버렸고 1982년 그 메르켈과 이혼한 뒤에도 여전히 ‘메르켈’이란 전 남편 성을 쓴다. 학부에서 물리학, 대학원에서 양자화학을 각각 전공해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메르켈 총리는 1998년 같은 양자화학 연구자인 자우어 교수와 재혼했다. 당시 메르켈 총리는 44세, 자우어 교수는 49세였고 둘 다 결혼 경험이 있는 상태였다.

결혼 생활을 오래 했지만 메르켈 총리는 직접 출산한 자녀가 없다. 현 남편 자우어 교수가 전 부인과 낳은 다니엘 자우어, 그리고 안드레안 자우어 두 의붓아들이 있을 뿐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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