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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즈베크 첫 태권도 金, 하늘의 한국인 감독님께 바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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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서 깜짝 금메달 라시토프 선수

“감독님 죽음,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

동아일보

고(故) 김진영 우즈베키스탄 태권도 감독(오른쪽)이 5월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올림픽 지역예선에서 우즈베키스 탄 역대 최다인 올림픽 티켓 4장을 따낸 뒤 울루그베크 라시토프와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출처 김진영 감독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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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도쿄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16강전에서 이대훈(29)을 누른 여세를 몰아 우즈베키스탄에 첫 태권도 금메달을 안긴 울루그베크 라시토프(19)가 올림픽을 6주 앞두고 세상을 떠난 김진영 우즈베키스탄 태권도 감독에게 메달을 바쳤다.

김 감독은 지난달 1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현지에서 벌어진 사고로 41세 나이로 숨졌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감독도 없이 이번 올림픽에 나서야 했던 라시토프는 이날 메달을 딴 뒤 기자회견에서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의 마음이 아팠다. 이 사건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메달을 감독님께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07년부터 인도네시아, 중국, 모로코를 거쳐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을 이끌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선수촌이 폐쇄되자 화상 훈련을 진행하던 김 감독은 지난해 6월부터 자신의 집을 훈련장으로 개조했다. 급여도 나오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큰 집으로 이사한 뒤 자비로 선수들을 훈련시킨 끝에 우즈베키스탄 역대 최다인 4장의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냈다.

김 감독은 생전에 페이스북에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우즈베크의 도쿄 올림픽 첫 메달 가자∼’라고 적었다. 국제대회에서 변변한 성적도 없는 무명이었지만 스승의 바람을 초과 달성한 라시토프는 “우즈베키스탄은 태권도에서 올림픽 챔피언이 나온 적이 없다. 꿈만 같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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