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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러 당국, 야권운동가 나발니 관련 사이트 49개 무더기 차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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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주의 활동 선전에 이용"…나발니, 활동 자산 모두 잃어

연합뉴스

'푸틴의 정적'으로 불리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당국이 26일(현지시간) 수감 중인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와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들을 차단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통신 감독 당국인 '통신·정보기술·매스컴 감독청'(로스콤나드조르)은 이날 검찰의 요청에 따라 나발니 관련 정보 자산들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감독청은 "검찰의 요청에 근거해 26일부터 반부패재단, 시민권리보호재단, 나발니 본부 등의 운영과 관련된 정보 자산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면서 해당 단체들이 지난달 모스크바 시법원에서 폐쇄 및 활동 금지 명령을 받은 점을 거론했다.

감독청은 반부패재단, 시민권리보호재단, 나발니 본부 등과 관련된 인터넷 자산들은 금지된 이 단체들의 극단주의 활동 선전과 유지에 이용돼 왔다고 지적했다.

모스크바 시법원은 지난달 9일 나발니가 조직해 운영해온 비정부기구인 반부패재단과 그 후신인 시민권리보호재단, 전국적 사회운동 조직인 나발니 본부 등을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했다.

그러면서 반부패재단과 시민권리보호재단을 폐쇄하고, 나발니 본부의 활동을 금지하도록 명령했다.

이에따라 러시아의 유일한 유력 야권 운동가 나발니의 활동 조직이 사실상 와해됐다.

출범 10년이 된 반부패재단은 그간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의혹을 숱하게 폭로해온 단체다. 시민권리보호재단은 2020년 7월 반부패재단의 법적 승계 단체로 등록됐다.

나발니가 지난 2018년 대선 출마를 준비하며 지역 선거운동본부로 출범시킨 나발니 본부는 이후 반부패 탐사와 유력 야권 후보 선거 지원 활동 등을 하는 전국적 사회운동 조직으로 운영돼 왔다.

모스크바 검찰은 "이 단체들이 자유주의적 구호를 내걸고 사회·정치 상황 불안정화를 위한 여건 조성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들 세 단체를 극단주의 조직으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모스크바 시법원에 제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밖에 나발니의 개인 블로그 navalny.com과 나발니 석방 운동 사이트인 free.navalny.com, 나발니의 측근인 레오니크 볼코프와 다른 동료 3명의 개인 사이트 등도 차단됐다.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는 "나발니와 동료들의 사이트 49개가 막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주목받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져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올해 1월 귀국했다가 곧바로 체포됐다.

그는 뒤이어 열린 재판에서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3년 6개월 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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