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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전셋값 하락…느낀거 없나 [충무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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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임대차법이 오는 31일로 시행 1년을 맞는다. 임대차법 발효 이후 전월세 시장은 쑥대밭이 됐다. 임대차법은 '실패한 정책'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서둘러 해결책을 마련할 때다.

문제는 정부와 여당은 이 같은 정책 실패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주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임대차 3법 이후 임차인의 주거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큰소리쳤다. 그는 서울 100대 아파트의 임대차 갱신율이 법 시행 이전 57.2% 수준에서 시행 후 77.7%로 올랐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계약갱신율은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 그 자체가 임차인들의 주거상황을 보여주는 수치는 아니다.

실제로 KB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임대차법 시행 이전인 지난해 7월 평균 4억9922만원에서 올해 7월 6억3483만원으로 27.16% 상승했다. 이 가운데 갱신 계약이 아닌 신규 계약만 따로 발라내면 이 수치는 훨씬 더 커진다. 전세의 월세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주요 대단지들에서는 전세 계약과 월세 계약 비율이 1:1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전셋값이 오르자 그전까지 아파트 구입에 관심이 없던 2030세대까지 주택시장으로 몰려들었다. 그 결과 아파트값이 치솟았다.

아파트값 상승은 다시 전월셋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원래 살던 곳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임차인들은 점점 더 외곽으로 내몰리고 있는 판국이다. '임차인의 주거를 안정시키겠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임대차법이 거꾸로 전 국민의 주거권을 불안정하게 만든 셈이다.

입법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한 정책은 폐지하거나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는 게 답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당정이 임대차 정책이 시장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최근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셋값 하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당이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 규제를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8㎡의 보증금은 실거래가 9억원대에서 최근 7억원대로 급락했다. 쓸데없는 정책을 포기하면 시장은 자연스레 정상으로 되돌아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부동산부 = 김동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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