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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대훈이 말하는 태권도 “수싸움·타이밍 없어지고 다 비슷해져 재미 실종…어렵지만 발전해 갈 것”[Tokyo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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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zzz*** ‘올림픽 태권도 지금은 그냥 발펜싱임. 태권도복 없었으면 태권도인 줄 몰랐을걸.’

트위터 @bu*** ‘태권도 원래 껴안는 운동 아니고 날아 다녀야 한다고.’

전자호구 도입 뒤 올림픽 태권도는 재미가 없다. 득점의 공정함은 어느 정도 보장되지만 경기는 지루해졌다. 상체를 뒤로 젖힌 뒤 앞발을 들어 서로를 견제하기 바쁘다. 온라인에서는 발차기 대신 발끝으로 찌르기를 한다는 뜻에서 태권도를 ‘발펜싱’이라 부른다.

10년 넘도록 줄곧 세계랭킹 1위를 지킨 이대훈(사진)은 25일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6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그나마 허무하게 끝날 수 있었던 선수생활 마지막 무대가 조금 더 이어져서 다행”이라며 웃으며 ‘은퇴’를 선언했다. 취재진이 놀라 ‘대표팀 은퇴가 아니라 선수생활 은퇴냐’고 묻자 “진작부터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대훈은 한국 태권도 에이스였다. 올림픽 금메달은 못 땄지만 나머지 모든 대회를 싹쓸이했다.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태권도가 이대훈이었고, 이대훈이 태권도였다. 동메달을 딴 중국의 자오솨이는 경기 뒤 이대훈을 끌어안으며 “당신은 언제나 최고였다”고 말했다. 은퇴를 선언한 이대훈에게 발펜싱이라 조롱받는 태권도의 미래를 물었다. 이대훈이 오래 생각해 왔다는 듯 차분하게 답했다.

“쉬운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하면 되지 않냐고 하면 다른 문제가 생기니까. 높으신 분들이 상의하면서 좋은 쪽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대훈은 “옛날에는 A로 공격하면 B로 막고, B는 C로, C는 다시 D로 막고, D는 E가 막는 이런 수싸움과 타이밍 싸움이 있었다. 지금은 A, B, C 공격 모두 D로 막으면 되는 식”이라며 “이번 올림픽 30경기쯤 보면 전부 다 비슷한 경기 스타일로 진행된다. 보는 분들도 조금은 임팩트가 없다고 느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대훈은 이제 지도자의 길을 향한다. 태권도를 더 멋진 스포츠로 만드는 것 역시 이대훈의 권리이자 의무다. 이대훈은 “그래도 이번 대회를 통해 전 세계에 태권도 하는 선수가 많고 실력도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 대표팀에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지만 태권도 자체가 발전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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