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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로코로 꽃피운 배우 강한나의 매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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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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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제서야 ‘로코(로맨틱코미디)’를 만났을까. 배우 강한나가 ‘간 떨어지는 동거’로 화려하게 비상했다. 전작으로 쌓아온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는 단숨에 벗어던졌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전직 구미호’ 양혜선이었다.

지난 15일 종영한 tvN ‘간 떨어지는 동거’(이하 ‘간동거’)는 999살 구미호와 99년생 인간이 얼떨결에 한집 살이를 하며 펼치는 비인간적 로코를 그렸다. 극 중 강한나는 999살 구미호의 하나뿐인 친구이자 구미호 출신 인간 양혜선을 연기했다. 관용어를 두고 기상천외한 착각에 빠진 그는 무해한 웃음을 자아내며 ‘간동거’의 코믹 요소로 활약했다. 도재진(김도완)과의 풋풋한 로맨스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였다.

19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강한나는 “많이 애정하고 즐겁게 촬영했던 작품이다. 재밌게 봐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처음 대본을 보면서 혜선이가 너무 재밌는 친구라고 같았다. 관용어를 혜선이답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며 굉장히 순수한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구미호로 700여 년을 살아낸 만큼 연륜도 있을 거라 여겼다. 무궁무진한 양혜선의 매력을 적재적소에 녹여 보여주기 위해 고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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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세포가 살아나는 것 같다’는 시청 후기가 의미하듯 강한나의 양혜선은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시청자를 녹였다. 그는 “항상 로코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제안을 주신 작품은 대부분 강렬하고 지적이고 이성적인 캐릭터들이었다”고 했다. 전작 ‘스타트업’의 원인재와 180도 다른 ‘간동거’의 양혜선이었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원인재를 연기하고 있던 도중 제안받은 ‘간동거’는 배우 강한나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도도하지만 빈틈이 있는 양혜선의 매력은 대본에 잘 녹아있었다. 손을 이용한 제스처를 비롯한 ‘몸 연기’로 자신이 느낀 양혜선의 다채로운 매력을 표현하고자 했다. 외적인 부분에도 중점을 뒀다. 의상, 헤어스타일 등 ‘양혜선답게’ 보이기 위한 노력의 연속이었다.

“첫 등장은 올 블랙 의상을 입었죠. 시크하고 도도하고 강인할 것만 같은 혜선이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첫 신에서 우여를 만나면서 바로 빈틈이 보여요. 학교에 들어가고 학생들과 어울리면서는 그동안 입고 싶었을 스쿨룩이 있을거라 생각했죠. 돋보이지만 나름대로 학생스러운 스타일링이요. 도재진과 러브라인이 붙으면서부터는 반지나 귀걸이에도 작은 하트모양이 들어가 있었어요. 혜선이의 마음이 열리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죠. 후반부에는 핑크색 옷도 입었어요. 점점 변화를 줬죠.”

‘전직 구미호’ 양혜선을 표현하기 위해 여우의 특징을 찾아보기도 했다. 여우가 가지고 있는 ‘양면성’에 초점을 맞춰 반영하고자 했다는 “우리가 생각하는 여우는 날카롭기만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울음소리도 귀엽고 특이하다. 풀밭에서 뛰어놀 땐 천진하다가도 먹이를 발견하면 돌변한다”며 “혜선이를 표현함에서도 한계를 두지 않고자 했다”고 귀띔했다.

747년을 구미호로 살아온 양혜선, 999살의 구미호 신우여. 신우여의 시대별 변화상은 나왔지만, 양혜선의 삶은 베일에 부쳐졌다. 강한나는 “혜선이가 직업을 가지고 살았을 것 같지는 않다. 일을 하면 알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을텐데, (혜선이는 모르더라)”면서 “대학을 잘 졸업하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신우여가 편법으로 입학은 시켜줬지만 졸업은 또 다른 문제이지 않나. 재진이가 물심양면으로 공부를 도울 것 같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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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신 귀여운 빈틈을 보여주며 웃음을 안겼다. 처음엔 코미디를 어렵게 생각했지만, 혜선이 가진 순수함을 무기로 장르에 다가섰다. “촬영해보니 너무 재밌더라”고 행복한 미소를 지은 강한나는 “앞으로 본격적인 웃음을 주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졌다”고 했다. 장난도 치고 애교도 부리고 하는 양혜선의 행동에는 인간 강한나의 모습도 투영되어 있었다. 가까운 친구들에게는 스스럼없이 보여주는 꾸밈 없는 모습이었다.

반면 인간이 된 양혜선의 캠퍼스 라이프와 강한나의 실제 캠퍼스 라이프는 조금 달랐다. 연극학과를 졸업한 그는 청바지에 운동화가 필수였다고. 그는 “무대를 만들고 철거하는 등의 수업을 들어서 안전한 옷을 입었어야 했다. 혜선이처럼 치마를 입고 힐을 입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어떤 환경이든 상황이든 ‘긍정’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배우로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배역이든 불가능은 없다는 생각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 잘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긍정과 자신감이 뒷받침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강한나는 “매 순간이 행복하고 즐거울 수는 없겠지만, 내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함을 알고 행복함을 느끼면서 건강하게 살자는 게 나의 철칙”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과 ‘간동거’ 그리고 매일 라디오 DJ로 청취자를 만나는 것까지 일이 몰리면서 체력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이어 그는 “어떻게 하면 잘 쉴 수 있나를 생각한다”고 했다.

2013년 영화 ‘롤러코스터’로 데뷔해 어느덧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강한나는 “막연히 한 분야에서 10년 정도를 한다면, 그 분야에 대해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내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차근차근 후회 남지 않게 매 작품에 임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단계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주어진 작품과 일에 최선을 다해 해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첫 로코를 성공적으로 해낸 만큼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강한나는 “또 다른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소망하며 “건강을 잘 챙기면서 하반기를 잘 보내고 싶다”며 마지막까지 ‘긍정’의 기운을 전파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키이스트 제공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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