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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 돈은 대체 누가 받는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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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차별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분노한다. 같은 조건에서 남들과 다른 평가를 받으면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불공정에 대한 체감이 높아지면 타인에 대한 이해는 사라지고 자신에 대한 연민은 커진다.

“집합금지로 손님을 못 받아서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안 하던 배달을 하니 매출은 늘었죠. 근데 배달 수수료 내고 나면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했어요.”, “11월에 개업했다는 이유로 재난지원금을 못 받았습니다. 매일 적자만 보고 있는데 저만 빼고 다 받은 거 같아요.”

코로나 19로 피해 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재난지원금이 지급됐다. 여기에 5차 추경도 확정되면서 이전보다 더 큰 지원금이 하반기 지급될 예정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6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는 558만 명에 달한다. 집합금지 명령과 영업시간 제한으로 손해를 입었지만, 증빙 부족이나 기준 모호로 지원금을 받지 못한 이들이 상당하다. 재난지원금을 받은 이들과 못 받은 이들의 희비는 극명하다. ‘나도 적잔데 왜 못 받지’라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정도는 1차, 2차, 3차, 4차 지급 횟수와 비례해서 커졌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어떤 손님이 재난지원금 900만 원 받게 돼서 좋겠다고 넌지시 하는 말에 울컥했다. 4차 못 받으면 5차도 못 받는다고 하더라. 나라에서 떠드는 재난지원금을 난 받은 적이 없는데 그 돈이 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라며 격분한다.

모두가 어렵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유독 자신의 불행이 크게 다가올 때가 있다. 폐업한 상인과 폐업을 고려 중인 상인, 폐업 직전인 상인들은 저마다의 태도를 보인다. 이에 휩쓸린 정부는 지원금을 다시 들고나오지만, 대상자들의 박탈감은 오히려 커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공정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는 한, 모든 예산을 쏟아부어도 진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재난지원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우선 되어야 한다. 불만을 잠재우겠다고 규모와 횟수만 늘리는 건 오히려 분노만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누가 얼마나 피해를 봤는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누구고 왜 생기는지, 지원금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고 있는지, 지원 조건이 적절한지 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상처 입은 소상공인은 ‘횟수’보다 ‘이해’을 원한다.

[이투데이/윤기쁨 기자(modest1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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