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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올림픽 응원차 일본 간 재계 총수…엄지척에 억대 포상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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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정몽규, 도쿄 올림픽 현장서 선수 격려…최태원·구자열, 포상금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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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지난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안산, 장민희, 강채영을 응원하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은 단체전 9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사진=도쿄(일본)=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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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도쿄올림픽 개막과 함께 스포츠 종목 협회장을 맡고 있는 재계 총수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일본 내부에서도 도쿄올림픽을 크게 반기지 않는 탓에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지만,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억대 포상금을 약속하는 등 통 큰 후원으로 출전한 선수들의 기 살리기에 적극 나서 주목 받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미국 뉴욕, 워싱턴DC, 디트로이트 등을 방문한 뒤 귀국길에 일본 도쿄를 들렀다. 비행시간만 40시간이 넘는 강행군이었지만 정 회장은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곧 바로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을 찾았다. 지난 25일 열린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전을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지난 2005년 5월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뒤 16년째 협회를 이끌고 있는 정 회장은 이날 금메달이 확정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대표팀을 향해 힘껏 박수를 쳤다. 이후에는 두 손으로 엄지를 치켜들어 보이며 축하했다.

정 회장의 '양궁 사랑'은 부친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서 비롯됐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인 지난 1984년부터 양궁을 후원했다. 정 회장 역시 아낌없는 지원으로 한국 양궁 발전을 위해 애썼다. 그 결과 정 회장 부자가 그동안 한국 양궁에 지원한 금액만 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대대적인 지원 덕분에 대한양궁협회가 실력 중심의 공정한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고,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그 결과 17살 국가대표(김제덕)가 탄생했고, 여자 단체전은 9연패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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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사진=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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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도 대한체육회 부회장 및 대한축구협회장 자격으로 도쿄 올림픽 현장을 찾았다. 지난 1994년 울산현대 호랑이 축구단 구단주로 축구와 연을 맺은 정 회장은 2011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거쳐 2014년부터 대한축구협회장을 맡으며 축구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이번에는 올림픽 현장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 대표팀을 향해 지원을 아끼지 않아 주목 받고 있다.

다만 정의선 회장과 정몽규 회장 외 다른 그룹 총수들은 이번 올림픽에 참석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통 큰 지원책으로 선수들을 적극 격려하고 나섰다.

특히 대한핸드볼협회 수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은 핸드볼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대표팀이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선수와 코치진 1인당 1억원, 은메달은 5천만원, 동메달은 3천만원, 4위는 1천만원을 주기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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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대한핸드볼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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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총재를 맡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달 중순 여자배구 대표팀에 사비로 금일봉을 전달했다. 연맹은 4강 이상 성적을 거두면 1억원 이상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도쿄올림픽 선수단 부단장을 맡았다. 대한럭비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럭비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면 1인당 최대 5천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메달을 따지 못해도 1승만 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사비를 털어 사이클대표팀에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구 회장은 메달 여부와 관계 없이 선수, 코치진에게 최소 5천만원을 지급하고 메달을 딸 경우에는 포상금을 더 주기로 결정했다. 자전거연맹이 사이클 대표팀에 포상금을 지급하면 구 회장이 사비로 동일한 액수를 얹어 두 배로 제공하는 식이다.

'사격 마니아'로 유명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사격 대표팀을 지원한다. 지난 2002년부터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를 맡고 있는 한화그룹은 사격 발전을 위해 200억원대의 사격발전기금을 지원했다. 사격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이번 올림픽에는 김 회장 대신 대한사격연맹회장을 맡고 있는 김은수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대표가 도쿄를 찾는다.

김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는 승마 마장마술 국가대표로 직접 출전한다. 김 상무는 지난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올림픽 공식 스폰서인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재 중인 상황 등을 고려해 최고경영진들도 올림픽 현장에 방문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에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부인 홍라희 여사,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자녀들이 함께 박태환 선수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 주목 받았다.

대신 삼성전자는 이번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선수 전원에게 약 1만7천대의 '갤럭시S21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과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프로', 이어폰 케이스, 펜 등이 담긴 구디 백을 증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인 만큼 대부분의 총수들이 이번엔 방일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이 무산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세간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다양한 종목의 대표팀을 향한 총수들의 물밑 지원도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은 기업들의 후원 덕분에 선수들도 더 힘을 얻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사진=정소희 기자(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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