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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골드’ 한국 태권도의 역설...NYT “메달 소외국의 희망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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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태국, 대만, 세르비아, 터키. 지난 24일과 25일 이틀간 도쿄올림픽 태권도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른 나라들 면면이다. 다른 종목 시상식에서는 쉬이 찾아볼 수 없는 국가들이기도 하다. 태권도 종주국 대한민국은 태권도 경기 일정 절반이 지난 25일까지 동메달 1개를 얻는데 그쳤다. 한국의 부진은 역설적으로 한국 무술인 태권도가 성공적으로 세계화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일보

지난 24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태권도 49㎏급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파니팍 선수(오른쪽)와 최영석 감독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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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도쿄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남자 68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 태권도 간판인 이대훈(29)이 중국의 좌오솨이에게 패배했다. ‘노메달’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30분 뒤 열린 결승에선 우즈베키스탄의 울루그벡 라시토프(19)가 영국 브래들리 신든(23)을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우즈베키스탄이 태권도 종목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었다. 여자 57kg급에서는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아름(29)이 이날 16강에서 아쉽게 대만에 패했다. 전날인 24일 태국의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24)는 여자 49kg급에 출전해 태국에 처음으로 태권도 금메달을 안겼다.

뉴욕타임스는 태권도가 올림픽 ‘메달 소외국’들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했다고 25일 보도했다. 그간 올림픽에서 메달을 얻지 못했던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의 약소국들이 태권도에서만큼은 약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태권도가 전 세계로 보급돼 수백만명이 수련하는 무술로 자리 잡으며 세계 곳곳에서 종주국의 아성을 뛰어넘는 선수들을 배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20년 만에 61개국에서 대표팀을 내는 종목으로 성장했다. 태권도에서 첫 올림픽 메달을 거머쥔 나라도 여럿이다.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부터 10회 연속 올림픽에 참가했던 요르단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야 태권도로 첫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코트디부아르와 대만에 첫 금메달을 안긴 것도 태권도 대표 선수들이었다. 로흘라 니크파이(29)는 한 번도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적 없던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연달아 태권도 동메달을 따내며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니제르, 베트남, 가봉 역시 올림픽 첫 은메달을 태권도에서 따냈다.

뉴욕타임스는 “태권도가 K-POP 이전에 한국이 수출한 가장 성공적인 문화 상품”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태권도가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지역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었던 건 값비싼 장비나 경기장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사카 이데 니제르 올림픽위원회(NOC) 회장은 뉴욕타임스에 “니제르처럼 가난한 나라에는 태권도가 최적”이라며 “특별한 장비 없이도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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