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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중국, 미 외교 2인자 면전서 “美 정책은 속임수...마음 고쳐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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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펑 부부장 , 방중한 웬디 셔먼 부장관 회담서 비판

셔먼, 바이든 행정부 이후 방중한 최고위급

조선일보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중국 외교부


26일 미국과 중국 고위급이 만난 중국 톈진(天津)의 낮기온은 33도였다. 하지만 회담장 분위기는 영하 19도였던 3월 알래스카 회담 때만큼 냉랭한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회담 이후 4개월만에 톈진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대화에서 중국이 시작부터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중(對中) 정책을 맹비난했다. 중국 측은 “(미국의 정책은) 대항과 억제가 본질이고 협력은 임시변통일뿐”이라며 “잘못된 마음가짐과 위험한 정책을 바꾸라”고 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셰펑(謝鋒) 부부장은 26일 오전 웬디 셔먼 부장관 미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에서 “미·중 관계가 정체 상태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는 일부 미국인들이 중국을 가상의 적(敵)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셰 부부장은 미국에서 중국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나 냉전시대 소련으로 여기고, 전 사회에서 중국을 끌어내리려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며 “중국을 악마화해서 미국 내 정치, 경제, 사회 이슈에 대한 불만을 돌리고 자신들의 구조적 문제를 중국 탓으로 여기려 한다”고 했다. 또 “미국이 잘못된 이런 마음가짐과 위험한 정책을 바꾸길 촉구한다”고 했다.

셰 부부장은 “미국이 말하는 경쟁·협력·대항의 3분법은 중국을 억제하려는 속임수”라고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산업 분야에서는 중국과 경쟁하되 기후변화 등에서는 협력하고 남중국해, 홍콩, 신장위구르 등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과 적극적으로 맞서는 정책을 펴고 있다. 셰 부부장은 “(미국 정책은) 대항과 억제가 본질이고, 협력은 임시변통”이라며 “경쟁은 언어 함정일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책은 중국에 뭔가를 필요로 할 때는 협력을 요구하고, 미측이 우위에 있다고 여기면 중국에 대해 디커플링(탈동조화), 물자 공급 중단, 봉쇄, 제재를 가한다”며 “나쁜 일을 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는 일이 어떻게 가능하겠나”고 했다.

미국 정부는 그간 중국 신장위구르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집단 학살’에 해당한다며 비판해왔다. 코로나와 관련해 중국 정부에게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원 조사에 협조하라고 해왔다. 셰 부부장은 이날 “미국은 역사적으로 원주민을 ‘집단 학살’했고, 소극적 방역으로 인해 미국에서 코로나로 62만명이 죽었다”며 “미국은 중국에 민주주의나 인권을 가르칠 처지가 아니다”고 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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